김민석 “‘얻다 대고’ 발언 사과할 일 아냐”…여야 공방 확산

김민석 “‘얻다 대고’ 발언 사과할 일 아냐”…여야 공방 확산

대정부질문서 고성 충돌…김 총리 사과 거부에 야권 “오만한 태도” 반발
‘국군 모독’ 공방에 설전 격화…여당 방어·야당 총공세로 확산
안보 질의서 시작된 언쟁, 총리 발언 논란으로 여야 정면충돌

기사승인 2026-02-10 16:27:15 업데이트 2026-02-10 16:52:00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해 7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앞서 신임 국무위원으로 인사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김민석 국무총리가 국회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사용한 ‘얻다 대고’라는 표현을 둘러싼 논란이 여야 공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김 총리는 사과 요구에 대해 “공직자로서 그냥 넘길 수 없는 발언이었다”며 사과를 거부했고, 국민의힘은 “총리의 오만한 태도”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논란은 전날 국회 정치·통일·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시작됐다. 박충권 의원은 전작권 전환, 한미연합훈련 축소, 비무장지대(DMZ) 관리 문제 등을 거론하며 “위협 인지 능력도 없고 대책도 없고 기강도 없고 훈련도 없고, 딱 하나 있는 게 김정은 심기 보좌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이에 김 총리는 “대한민국 국군을 그렇게 보느냐”며 “얻다 대고 국군에 대해 아무것도 없다고 하느냐. 국군 전체에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박 의원이 김 총리의 답변 태도를 두고 “능구렁이처럼 넘어가려 하지 말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도 김 총리는 “인신모독적 발언”이라며 취소를 요구한 바 있다.

다음 날인 10일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박 의원의 발언은 안보 위기를 걱정한 취지로 국군 모독이 아니다”라며 김 총리에게 사과를 권유했다. 그러나 김 총리는 “맥락을 확인해보면 우리 군에 대해 용인하기 어려운 표현이 있었다”며 “총리로서 이 자리에서 그냥 넘겼다면 공직자로서 잘못”이라고 맞섰다.

김 총리는 “박 의원이 저에게 한 모독적인 발언은 넘어갔다”면서도 “대한민국 국군에 대해 김정은 심기 보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한 표현은 넘길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온 국민이 다 봤기 때문에 박 의원께 사과할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의원이 “강물 같은 권력자가 되라”며 재차 사과를 요구했지만, 김 총리는 “평소 제 스타일을 알 것”이라며 응수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간 설전이 이어지며 본회의장은 한때 긴장감이 고조됐다.

논란은 야당 지도부와 의원들의 비판으로 확산됐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정부질문에서 ‘얻다 대고’라며 고압적으로 핏대를 올렸다”며 “대북 송금 사건이 여전히 마음에 걸리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할 말이 궁색해지면 답 대신 화를 낸다”며 정부의 대북·안보 기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국무총리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에게 고함을 친 것은 자격 없는 오만한 행태”라고 비판했고, 최보윤 수석대변인 역시 “국민의 알 권리와 국회의 감시 권한을 부정한 처사”라며 김 총리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국군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대응이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얻다 대고’ 발언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조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