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K-치킨집’서 만난 최태원·젠슨 황…HBM4·AI 동맹 재확인

실리콘밸리 ‘K-치킨집’서 만난 최태원·젠슨 황…HBM4·AI 동맹 재확인

‘베라루빈’용 HBM4 공급부터 바이오 AI 협력까지…한국 AI 생태계 확대 논의

기사승인 2026-02-11 14:39:59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 한국식 치킨집에서 만찬을 갖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도 동석했으며, 반도체와 바이오를 아우르는 AI 사업 협력과 한국 AI 생태계 발전 전략 등이 폭넓게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의 ‘99치킨’에서 약 2시간가량 회동했다. 치킨과 소주, 맥주를 파는 한국식 호프집으로, 이날 식사 자리에도 한국산 맥주가 나왔다.

두 사람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루빈’에 적용될 HBM4 공급 계획을 비롯해, 서버용 메모리 모듈 SOCAMM,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전반과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중장기 협력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이 지향하는 종합 AI 솔루션 기업 전략과의 접점 확대도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낸드 자회사 솔리다임의 사명을 ‘AI 컴퍼니’로 변경하고 AI 반도체·솔루션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양측은 한국 AI 생태계 고도화를 위한 협력 방안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SK그룹은 엔비디아 GPU와 제조 AI 플랫폼을 도입해 ‘제조 AI 클라우드’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최윤정 본부장과 황 CEO의 딸 메디슨 황이 나란히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SK바이오팜이 ‘AI로 일하는 제약사’로의 전환을 올해 목표로 제시한 만큼, 엔비디아 AI 플랫폼을 활용한 바이오 경쟁력 강화 역시 주요 의제로 거론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동에는 엔비디아의 제프 피셔 수석부사장, 카우식 고쉬 부사장과 SK하이닉스 김주선 AI인프라 총괄 등이 함께했다. 최 회장은 황 CEO에게 반도체 콘셉트 스낵 ‘HBM칩스’와 신간 ‘슈퍼 모멘텀’을 선물했으며, 이는 황 CEO가 지난해 방한 당시 개인용 AI 슈퍼컴퓨터 ‘DGX 스파크’와 일본 위스키를 전달한 데 대한 답례로 전해졌다.

황 CEO는 ‘HBM칩스’를 직접 시식하고 ‘슈퍼 모멘텀’을 펼쳐 보이며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이달 초부터 미국에 머물며 현지 빅테크와 연쇄 회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SK아메리카스 이사회 의장과 SK하이닉스 아메리카 회장을 맡아 미국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