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우승과 1000만이요? 일단은 1000만이 됐으면 좋겠어요. 저도 여유가 있어야 더 응원하게 되잖아요.” 배우 조인성(45)의 시즌이 돌아왔다. 한화 이글스 팬이 아닌 영화 ‘휴민트’ 주연으로 나선 그는 11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한화를 계속 응원할 거지만 팬분들께서 야구 안 할 때 영화를 보러 오시면 좋겠다”며 웃었다.
‘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로,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다. 조인성에게는 ‘모가디슈’, ‘밀수’에 이어 류 감독과 작업한 세 번째 영화다. 극중 국정원 요원 조 과장으로 분한 그는 서사 전개와 액션을 책임졌다.
“조 과장은 극을 이끌어 가는 안내자예요. 그의 눈으로 사건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감정을 느끼게 되고 마무리까지 하는 거죠. 그래서 좀 더 힘을 빼고 안내자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액션 신에서는 조 과장의 섬뜩하고 무서운 에너지가 보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정보원에게는 다정하게 다가가는 국정원 요원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정보만 빼내는 게 아니고 감정을 공유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야 이면이 보였을 때 캐릭터가 입체적일 것이라 계산했어요.”
‘휴민트’의 장르는 멜로가 가미된 액션에 가깝고, 멜로는 조인성이 아닌 북한 보위성 조장 박건으로 분한 박정민의 몫이었다. 조인성은 “멜로가 없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어렸을 때 멜로를 많이 했는데 많이 한 배우는 자가 복제할 가능성이 커요. 그리고 장르적으로 도전하고자 영화를 하는 거라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어요. 대승적인 인물을 연기해 보고 싶기도 했고요. (박정민에게) 멜로에 대한 조언은 할 수 없었고 해서도 안 되죠. 그 사람만의 결이 있고 해석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얘기하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조 과장을 멜로와 무관하다고 보기에는 박건과 채선화(신세경)의 관계에 왠지 모를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극의 흥미를 높였다. 조인성은 계획한 연기였는지 묻는 말에 “보는 사람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선화에 대한 마음이 대승적으로 출발했지만 조 과장의 진짜 속마음은 저도 잘 몰라요. 선물을 줬어도 의미는 선물을 받은 사람이 부여하는 거잖아요. 사실 이런 시선으로 보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했어요. 이야기가 더 풍성해지잖아요. 그런 재미가 있게끔 연기하려고 한 것도 맞고요.”
조인성은 사전에 인물을 치밀하게 분석하는 대신 현장에서 그 인물을 만드는 방식을 택하는 편이었다. 그가 조 과장이 어떠한 사람이라고 단정하지 않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대사만 외워 가요. 현장에서 상대 배우와 맞춰보면서 변하기도 해요. 무엇보다 감독님 생각을 확실히 알아야 해요. 내 것만 준비하면 틀어져요. 제가 옳다고 하는 순간 시간도 부족한데 토론이 길어지고요. 효과적으로 현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가요.”
조인성의 절제된 액션은 박정민의 절절한 로맨스 못지않게 여심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그 특유의 시원시원한 동작도 장르적 쾌감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정작 본인은 “저만의 스킬이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조인성이 하는 액션이 특별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저만의 스킬도 없고요. 류승완 감독님의 매직이죠. 있는 그대로 하면 드라마틱하게 나와요. 액션은 모두가 다 해요. 대신 총기 액션은 연마의 문제라서 노력했어요.”
조인성은 ‘휴민트’를 시작으로 ‘가능한 사랑’, ‘호프’까지 올해 꾸준히 극장가를 두드릴 계획이다. 다만 연이은 영화 출연은 의도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반드시 영화만 해야 한다고 고집하는 건 아닌데 이창동 감독님, 나홍진 감독님, 류승완 감독님을 거부할 이유가 없잖아요. 그리고 최근 제가 ‘호프’, ‘휴민트’, ‘가능한 사랑’을 찍으면서 스케줄이 안 되니까 드라마를 할 수 없었어요. 그리고 ‘무빙’을 찍어야 되잖아요. 그러면 또 1년이 가요. 제가 ‘무빙’ 시즌2에 나올지는 모르지만 ‘나 없이 간다고?’ 이런 생각인 거죠(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