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미국 증시 내 ‘인공지능(AI) 거품’ 논란에도 불구하고 빅테크 중심의 공격적 베팅을 이어가며 지난해에만 40조원대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알파벳, 애플, 엔비디아 등 미국 기술주 랠리에 올라타 수익을 키우는 동시에 개별 종목 매매를 통해 포트폴리오 재편 작업도 병행하는 모습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전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3F 보고서(기관 투자자 보유 주식 현황)를 통해 지난해 12월 말 기준 미국 상장주식 561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 종목 수는 직전 분기(552개)보다 9개 늘었고, 보유 주식 수도 8억5953만주에서 8억8843만주로 3.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주식 평가액은 1287억7000만달러(약 187조3000억원)에서 1350억7000만달러(약 196조4000억원)로 62억9000만달러(약 9조2000억원) 불어났다. 1년 전인 2024년 말(1056억7000만달러)과 비교하면 294억달러(약 42조800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평가액이 가장 크게 뛴 종목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었다. 국민연금의 알파벳 보유분(A·C주 합산) 평가액은 9월 말 53억9000만달러(약 7조8000억원)에서 12월 말 71억6000만달러(약 10조4000억원)로 17억8000만달러(약 2조6000억원) 급증했다. 이 기간 보유 주식 수 증가율은 3.26%에 그쳤지만, 주가 상승 폭이 크면서 평가이익이 크게 불어난 것이다.
애플 평가액도 같은 기간 75억7000만달러(약 11조원)에서 82억1000만달러(약 11조9000억원)로 8.45% 늘었고, 일라이릴리는 12억1000만달러(약 1조7000억원)에서 17억4000만달러(약 2조5000억원)로 증가율이 40%를 웃돌았다. 마이크론의 경우 평가액이 4억7000만달러(약 6850억원)에서 8억7000만달러(약 1조2700억원)로 84.9% 뛰어 ‘효자 종목’으로 꼽혔다.
개별 종목 매매를 통한 포트폴리오 조정도 두드러졌다. 빅테크 가운데 브로드컴과 메타, 팔란티어 등은 보유 주식 수를 각각 3% 안팎, 6%대까지 늘린 반면, 테슬라와 인텔은 소폭 줄였다. 로블록스(-46.6%),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14.3%), 앱러빈(-15.5%), 나이키(-9.9%), 부킹홀딩스(-9.7%), 월트디즈니(-6.9%) 등 일부 성장·소비 관련주는 비중을 눈에 띄게 축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종목은 엔비디아였다. 엔비디아 비중은 6.9%(93억4000만달러)였으며 이어 애플(6.1%·82억1000만달러), 알파벳(A·C주 합산 5.3%·71억6000만달러), 아마존(3.4%·45억8000만달러) 순으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AI-반도체-플랫폼으로 이어지는 미국 빅테크 성장에 국민연금이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