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앞두고 남동발전 사장 사의…재점화된 에너지공기업 수장 공백 리스크

지선 앞두고 남동발전 사장 사의…재점화된 에너지공기업 수장 공백 리스크

기사승인 2026-02-12 17:03:25 업데이트 2026-02-12 19:35:41
경남 진주 소재 한국남동발전 본사 전경. 한국남동발전 제공 

국가 에너지 정책을 이끌고 시행할 공기업들의 사장 인선 지연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기관장이 사퇴 움직임을 보이면서 ‘수장 공백’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정책·업무 혼선은 물론 내부 조직 불안까지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12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강기윤 남동발전 사장은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4년 11월 취임해 3년간 사장직을 역임할 예정이었지만, 임기를 1년9개월가량 남긴 상황에서 중도 사퇴를 결정한 셈이다. 

19대,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강 사장은 당시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최초의 정치인 출신으로 취임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강 사장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창원시장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남동발전이 현재 석탄발전소 폐쇄와 재생에너지 전환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 차원에서 발전자회사 간 통·폐합 논의도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수장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주요 정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무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사표를 수리할 경우 남동발전은 당분간 경영혁신 부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강 사장의 이번 사퇴를 계기로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 출신 에너지 공공기관장들의 출마 움직임이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강 사장과 비슷한 시기에 선임된 권명호 동서발전 사장과 김동철 한전 사장, 이미 임기가 만료된 상태에서 직을 유지하고 있는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과 정용기 지역난방공사 사장 등은 모두 정치인 출신이다.

이미 다수 에너지 공기업의 사장 인선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와 정부 부처 간 통합 작업 등의 영향으로 주요 에너지 공기업들은 연말이 돼서야 사장 선임을 위한 공개모집에 착수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석유공사는 최종 후보를 추린 상태지만, 가스공사의 경우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추린 최종 후보자 5명에 대해 산업통상부가 이례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하면서 재공모에 돌입했다. 관련 절차가 통상 약 4개월가량 소요되는 만큼, 지방선거 일정과 맞물려 추가 지연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가스공사의 자회사인 가스기술공사 역시 사장 선임 문제로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4년 5월 사장 공석 후 직무대행 체제로 이어져 온 가스기술공사는 지난해 3월 임추위를 거쳐 이은권 전 국회의원을 사장으로 선임할 예정이었지만, 산업부 장관 제청과 대통령 임명을 앞두고 선임 절차가 중단됐다. 

이후 올 1월 공모를 통해 다시 최종 후보자 5명을 추린 가운데, 회사 노조는 “후보군 가운데 엄밀하게 적격자를 판단하라”며 집단행동에 나선 상태다. 지난 11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 및 시위를 진행한 가스기술공사 노조는 “지금 필요한 것은 자리를 지키는 관리자가 아니라, 회사를 생존 궤도로 올려놓을 강한 돌파형 리더”라며 “역량과 올바른 리더십을 갖춘 후보가 사장으로 선임될 때까지 행동으로 이를 관철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한전KPS 역시 신임 사장 임명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2024년 김홍연 사장 임기만료 이후 허상국 전 한전KPS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하고 주주총회 의결 및 공시까지 했으나, 12·3 비상계엄 등으로 정작 최종 선임 절차가 멈춰있는 상태다. 현재는 김홍연 사장이 연임하며 임시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에너지업계에서는 공공기관 수장 공백이 개별 기관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에너지 정책을 수립·시행하는 공공기관의 수장이 오랜 기간 부재한 것은, 업계 전반에도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신중한 절차가 동반돼야겠지만, 지방선거 이슈와 맞물려 더 이상의 지연이 없도록 주무부처에서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