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남’·‘휴민트’·‘넘버원’…설 극장가 삼파전, 골라보는 재미 좋네

‘왕사남’·‘휴민트’·‘넘버원’…설 극장가 삼파전, 골라보는 재미 좋네

기사승인 2026-02-15 06:00:11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휴민트’, ‘넘버원’ 공식 포스터. 쇼박스, NEW,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올해 설 극장가는 골라 보는 재미가 쏠쏠한 ‘장르 맛집’이 될 전망이다. 사극, 액션, 드라마까지 폭넓은 관객층을 아우르는 영화들이 포진했다. 장르의 경계만큼이나 뚜렷한 매력을 제각기 지닌 ‘왕과 사는 남자’, ‘휴민트’, ‘넘버원’이 맞붙는 가운데 어떤 작품이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선발주자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에서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유치한 촌장 엄흥도(유해진)와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 이홍위(박지훈)의 이야기다. 지난 4일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로 기분 좋게 출발했고, 5일 만에 누적 관객수 100만명을 넘기며 순항 중이다.

‘왕과 사는 남자’의 관전 포인트는 장항준 감독이 자신하는 출연진 그 자체다. 특히 웃음과 눈물을 오가는 유해진의 명연기, 바라만 봐도 가슴이 아리는 박지훈의 눈빛에 호평이 이어지는 중이다. 한명회의 새 얼굴을 제시한 유지태 역시 극의 긴장도와 몰입도를 최고치로 끌어올렸다고 평가받고 있다. 

‘휴민트’와 ‘넘버원’은 11일 스크린에 나란히 걸렸다. 류승완 감독의 신작 ‘휴민트’는 조인성, 박정민, 박해준, 신세경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고, 김태용 감독의 첫 상업영화 ‘넘버원’ 역시 ‘기생충’ 모자 최우식과 장혜진이 의기투합해 기대를 키웠다. 이러한 흐름 아래 두 작품은 개봉 직후 박스오피스 톱3에 진입하며 ‘왕과 사는 남자’와 삼파전 구도를 형성했다.

‘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다. 총격전, 육탄전, 추격전 등 다채로운 액션 시퀀스는 극장 관람의 당위성을 부여하고, 전반적인 무드를 완성하는 라트비아 로케이션 역시 큰 스크린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무엇보다 조인성이 아닌 박정민이 그리는 순정남은 신선한 설렘을 안긴다. 

‘넘버원’은 어느 날부터 엄마의 음식을 먹을 때마다 하나씩 줄어드는 숫자가 보이기 시작한 하민(최우식)이 그 숫자가 0이 되면 엄마 은실(장혜진)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엄마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다. 부산을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엄마와 고향을 향한 그리움을 담고 있어 적기에 개봉했다는 인상을 준다. 아울러 먹먹한 서사를 담담하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내 짙은 여운을 남긴다. 이미 엄마와 아들로 만났던 최우식과 장혜진의 진한 케미스트리도 볼거리다.

오랜만에 설 대목답게 풍성한 극장가에 업계 관계자들은 각 작품의 성과보다 연휴 동안 극장에 드는 전체 관객 수가 늘어나길 희망하는 분위기다. 영화 관계자 A 씨는 쿠키뉴스에 “한동안 명절 연휴에 단독 개봉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영화 세 편이 맞붙는다는 점에서 극장 활성화를 기대해 볼 만하다. 특히 작품마다 매력이 다르고 연휴도 길어서 모든 작품을 즐기기에도 최적의 타이밍이 아닐까 한다. 이 작품들이 침체된 영화계에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