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SNS에 여야 충돌…설 밥상머리 달군 부동산

李대통령 SNS에 여야 충돌…설 밥상머리 달군 부동산

李대통령 “다주택 유지 손해 경고…강요 아냐”
국민의힘 “선택지 하나뿐인데 강요 아니라니”
민주당 “다주택 규제는 형평성 회복 조치”

기사승인 2026-02-16 06:00:10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설 연휴 동안 이재명 대통령의 SNS(소셜네트워크) 발언이 부동산 공방에 불을 붙였다. 다주택 유지가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이 대통령의 경고성 메시지를 두고 여야가 정면으로 맞서면서, 부동산 문제가 설 밥상머리 화두로 떠올랐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 관리 강화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다주택을 사실상 매각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일부 야권 인사들이 이를 부동산 겁박이라고 비판하자, 이 대통령이 직접 SNS를 통해 입장을 밝히면서 여야 공방이 본격화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명시적으로 다주택을 팔아라 말아라 한 것은 아니지만 다주택 유지가 손해가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하였으니 매각 권고 효과가 당연히 있고, 다주택자는 압박을 느끼며 그걸 강요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에도 “자가 주거용 주택소유자는 철저히 보호하되 살지도 않는 투자·투기용 주택이나 다주택 보유자는 무주택자인 청년과 서민들에게 피해를 입히니 그에 상응한 책임과 부담을 지는 것이 공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은 ‘1주택자’라며 “직장 때문에 일시 거주하지 못하지만 퇴직 후 돌아갈 집이라 주거용이다”라며 “대통령 관저는 제 개인 소유가 아니니 저를 다주택자 취급하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가격 급등과 세 부담, 대출 규제 문제는 최근 몇 년간 서민의 불만이 집중된 사안이다. 정부는 다주택 보유에 대한 규제를 통해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을 만들겠다는 기조를 유지해 왔지만 시장 위축과 거래 감소, 조세 부담 형평성 논란도 동시에 제기돼왔다. 특히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까지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정책의 형평성과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된 상황이다.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함인경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직장과 가족의 사정으로 잠시 집을 세 주고 타지에서 전·월세로 거주하는 1주택자들을 사실상 ‘투기 의심 세력’으로 몰아세우더니, 비판이 거세지자 내놓은 해명이 고작 ‘나는 예외’라고 한다”며 “이는 특권 의식의 고백이자 노골적인 이중 잣대”라고 직격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분당 소유 아파트를 언급하며 “국민에게는 ‘불로소득의 추억을 버리라’고 하면서, 정작 본인은 재건축이 진행 중인 자산을 끝까지 보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정책 실패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유체이탈식 화법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도 전날 “양도소득세 중과를 재개하고, 등록임대 세제 혜택을 거둬들이며, 대출 규제까지 정방위로 옥죄어 놓은 상황에서 ‘강요는 아니다’라고 해명하는 건 당치도 않은 궤변”이라며 “선택지가 단 하나뿐인 상황에서 내뱉는 자유라는 말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임현범 기자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공세를 정치적 공격으로 규정하며 맞섰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직격했다. 그는 “장 대표는 주택 6채를 보유한 다주택자이고, 국민의힘 의원 10명 중 4명은 다주택자로 모두 42명이나 된다”며 “본인들 다주택에는 ‘입꾹닫’하고, 1주택자인 이 대통령을 공격하는 모습은 경이로울 정도”라고 맞받았다.

김 원내대변인은 또 다른 브리핑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이후 서울 아파트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다는 통계도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발표 이후 서울의 매물 증가가 강남3구 중심에서 성북구와 성동구 등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가격 상승세도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전국이 부동산 시장 불안의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크다’며 연일 부동산 정책 실패 기우제를 지내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안정화되어 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이 공급 확대와 규제 완화를 우선 해법으로 제시하는 반면, 민주당은 세제·금융 규율을 통한 수요 관리에 무게를 둔다. 쟁점은 시장 안정 방식에 있다. 설 연휴 기간 가족 간 대화에서 집값과 세금, 대출 문제가 자주 거론되는 점을 감안하면 양당 모두 민심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연휴 이후 국회에서 관련 입법과 예산 논의가 이어질 예정인 만큼 부동산을 둘러싼 여야 공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유병민 기자
ybm@kukinews.com
유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