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앞두고 항공업계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티웨이항공이 사업 모델 확장에 나선 반면,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 본연의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두며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재편기 LCC 전략 분화…확장 택한 티웨이, 안정 방점 둔 제주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본격화되면서 한진그룹 산하 LCC 3개사(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역시 통합 법인 출범을 위한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PMI(인수합병 후 통합) 절차를 진행 중이다. ‘통합 진에어’ 출범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LCC 시장의 판도 변화 역시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이 같은 재편 국면에서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은 서로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이상윤 대표 체제의 티웨이항공은 기존 LCC의 틀을 넘어서는 사업 모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거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중‧장거리 노선을 확대하고, 대형항공사(FSC)에 준하는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연내 ‘트리니티항공’ 브랜드 출범을 목표로 리브랜딩을 추진 중이다. 또한 중‧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A330-900과 B737-8 도입을 병행하며 기단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천~자카르타 노선 운수권을 확보하며 운송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해당 노선에 광동체 항공기를 투입해 여객과 화물 수요를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티웨이항공의 경영 전략에서 눈에 띄는 점은 재무 부담이 확대된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4년 유럽 4개 노선(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 취항 이후 운항 비용 증가와 환율‧유가 부담이 겹치며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2000억원을 넘어섰고, 부채비율은 4457%까지 상승했다. 그럼에도 항공기 예비 엔진 2대를 ‘세일 앤드 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확보하는 등 기재 운용 기반을 보강하며 확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재무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외형과 네트워크를 선제적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김이배 대표 체제의 제주항공은 내실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중‧장거리 확장보다는 일본‧중국‧동남아 등 수익성이 검증된 단거리 국제선과 핵심 노선에 운항을 집중하는 전략이다.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과 운항 효율을 우선순위에 둔 셈이다.
기단 역시 B737 계열 단일 기종 체제를 유지하며 차세대 B737-8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복수 기종 운용에 따른 정비‧운영 비용 증가를 억제하고 고정비 부담을 통제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지난해 3분기 부채비율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증가한 695%를 기록한 만큼, 티웨이항공과 같이 외형 확장에 나서기보다 재무 건전성 관리와 비용 효율화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올해 경영 전략의 중심을 내실 경영에 두고 있다”며 “사업 운영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여 지속 가능한 이익 구조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안전 리스크 관리 과제…‘신뢰 회복’이 경쟁력 좌우
다만 항공업계 재편과 함께 노선 확대, 기단 다변화, 통합 절차 등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안전 관리 체계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사업 전략이 공격적이든 보수적이든, 운항 체계가 변화하는 시기에는 안전 리스크 관리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변수로 부상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LCC 업계 전반에서 기체 결함과 운항 차질 사례가 반복되며 안전 신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티웨이항공에서는 최근 한 달 사이 바퀴 이탈과 기체 결함 등이 연이어 발생해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다. 제주항공 역시 2025년 발생한 여객기 참사 이후 안전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항공사 경영 전략의 출발점은 안전 신뢰 확보라고 강조한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항공업계 경영 전략의 출발점은 안전”이라며 “안전 신뢰가 확보되지 않으면 어떠한 경영 전략이든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광일 신라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항공시장 재편기에는 운항 체계 변화와 노선 조정이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안전 관리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 실적보다는 항공사 신뢰 구축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전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LCC 전반의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결국 안전 경영을 기반으로 신뢰를 회복하는 항공사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