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월드바둑마스터스 후원사와 한국기원 관계자들이 함께한 오찬이 지난달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지난해 제주 성산 휘닉스 아일랜드에서 열린 삼성화재배 30주년을 복기하며, 바둑의 글로벌화를 위한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정태순 한국기원 이사장은 “태권도와 바둑이 함께 글로벌 무대로 나아가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취임식에서 강조했던 ‘글로벌 바둑’ 비전과 궤를 같이하는 발언이었다.
태권도진흥재단 신성일 사무총장과 인연이 있는 필자의 주선으로 양 단체 수장의 자연스러운 연결이 이뤄졌다. 진흥법을 기반으로 한 두 단체는 서울에서 만나 새로운 협력의 시동을 걸었다.
태권도는 2007년 제정된 “태권도 진흥 및 태권도공원 조성 등에 관한 법률”을 통해 국가 상징 무도로 지정됐고, 바둑은 2022년 제정된 “바둑진흥법”을 통해 전통문화 기반 전략 종목으로 명시됐다. 두 종목은 각각 독립 법률을 가진 드문 사례로, 정책적 기반 또한 확고하다.
정태순 이사장은 오랜 해운사업을 통해 축적한 글로벌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디어와 실행력을 겸비한 리더십을 발휘해왔다. 특히 그는 개인적 성취에 머무르지 않고 바둑 발전을 위한 기부와 후원을 실천해온 인물로, 책임 있는 리더십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태권도진흥재단 김중헌 이사장 또한 미국에서 마케팅을 수학하고 글로벌 태권도 조직을 이끌어온 경험을 토대로 폭넓은 국제적 안목을 갖추고 있다. 두 수장의 국제적 감각과 실천 의지는 이날 오찬 자리에서 더욱 또렷하게 드러났다.
참석자들은 태권도와 바둑의 ‘정(靜)과 동(動)’의 조화와 교육적 가치에 깊이 공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신규 사업과 연계한 정책 제안 가능성도 함께 논의됐다. 양 기관은 각자 전문성을 살리면서도 종목 간 경계를 허무는 시범사업을 우선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바둑을 이해하는 태권도 사범이 운영하는 도장에서 융합 모델과, 올해 초등학생 대상 대규모 바둑 보급을 추진 중인 울산 등이 유력한 시범 지역으로 거론됐다.
또한 고글을 착용하고 비접촉 방식으로 겨루는 가상 태권도가 IOC에서 e스포츠 종목으로 인정받은 사례는 큰 관심을 모았다. 인공지능(AI)이 프로 경기, 교육, 방송에까지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바둑과 접점 역시 흥미로운 논의 주제가 됐다.
무엇보다 현재 60여 개국에 파견된 태권도 정부 사범단과 전 세계 215개 가맹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태권도와 바둑을 동시에 보급하는 방안은 “즉시 실행 가능한 전략”으로 평가됐다. 이는 단순한 협력을 넘어 실질적인 글로벌 확산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글로벌 융합 전략을 모색하는 두 수장이 마주한 이 자리에는 양 단체 사무총장은 물론 한국기원 국장과 재단 소속 두 명의 부장도 동석했다. 이들은 협력 의지를 구체적인 실행 단계로 옮기기 위해 오가는 논의 내용을 촘촘히 기록하며 다음 발걸음을 준비하는 데 분주했다.
태권도와 바둑, 동과 정의 만남은 이제 선언을 넘어 실행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대한민국이 가진 두 문화 자산이 함께 세계로 나아갈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다.
글=삼성화재 상임고문·한국기원 이사 최채우
글=삼성화재 상임고문·한국기원 이사 최채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