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꿀 명칭 폐기하라”…한국꿀벌생태환경보호협회, 천연꿀 등급제 도입 촉구

“사양꿀 명칭 폐기하라”…한국꿀벌생태환경보호협회, 천연꿀 등급제 도입 촉구

기사승인 2026-02-23 15:05:58 업데이트 2026-02-23 17:29:02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가 꿀벌 질병 검사를 위해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한국꿀벌생태환경보호협회가 이른바 ‘사양꿀’ 명칭을 즉각 폐기하고 과학적 검증에 기반한 천연꿀 등급제를 도입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2029년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VKFTA)에 따른 꿀 관세 철폐를 앞두고 국내 양봉 산업 보호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꿀벌생태환경보호협회는 23일 성명을 내고 “국민을 기만하는 ‘사양꿀’ 명칭을 즉각 폐기하고, 2029년 무관세 재앙에 대비한 천연꿀 보호 대책을 수립하라”고 밝혔다.

협회는 “‘사양(飼養)’이라는 모호한 한자어 뒤에 숨어 벌에게 설탕물을 먹여 만든 결과물을 마치 천연 꿀인 양 포장하는 것은 명백한 국민 기만”이라며 “정부는 식품공전상 ‘사양벌꿀’ 명칭을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설탕물 꿀’로 즉각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설탕을 먹여 만든 꿀을 ‘HONEY’라고 부르지 않는다”며 “정부는 소비자를 속여 부당한 수익을 올리는 소수가 아니라 알 권리를 주장하는 국민의 편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2029년 베트남 등 일부 국가산 꿀에 대한 관세가 0%로 낮아질 경우, 저가 수입꿀 유입이 본격화돼 국내산 천연꿀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관세 장벽이 무너진 시장에 저가 수입꿀이 들어오면 국내산 천연꿀은 공멸할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를 기만하는 설탕꿀 보호 정책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검증된 100% 천연꿀의 가치를 브랜드화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수입 꿀의 공습에서 살아남을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탄소동위원소비 검사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NMR(핵자기공명) 분석 등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한 검증 체계 도입을 요구했다.

이들은 “EU 등 선진국에서 요구하는 유전자 지문 분석 기반의 NMR 기법을 도입해 설탕꿀과 천연꿀의 경계를 칼같이 나눠야 한다”며 “천연숙성꿀만 ‘HONEY’로 인정하는 국제 규격에 맞춰 양봉산업법과 식품공전을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또 “인공 농축 꿀이 천연숙성벌꿀인 것처럼 유통되지 않도록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벌꿀 등급제를 개선해야 한다”며 국가 차원의 엄격한 품질 검사와 공인 천연꿀 인증제 도입을 요구했다.

협회는 △‘사양벌꿀’ 명칭을 ‘설탕물 꿀’로 변경 △NMR 기반 국가 공인 천연꿀 인증제 시행 △2016년 도입된 사양꿀 생산 유도 정책 폐기 △꽃꿀·꽃가루의 임산물 지정 및 밀원단지 조성 규제 철폐 △밀원직불제 도입 및 천연꿀 농가 직접 지원 전환 △VKFTA 피해보전 대책 추진 현황 공개 등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협회는 “정부가 설탕꿀을 바로잡는 식품공전 개정을 거부할 경우, 대정부 항의 방문과 범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겠다”며 “천연꿀 품평회 개최와 국회 차원의 입법 지원 활동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