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기조 하에 도심 내 에너지 자립형 건축물에 대한 기준(ZEB 인증, 제로에너지건축물)이 점진적으로 강화하면서 냉·난방 효율 및 차광·단열 효과는 물론, 설치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BIPV(건물일체형태양광)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나아가 정부·기관 차원에서는 기존 유기태양전지에 스마트윈도우(열·온도 등 외부환경 변화에 직접 반응하거나 조작에 따라 광학적 특성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지능형 창호)를 접목한 차세대 창호형(필름형 등) BIPV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한국남부발전 부산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차세대 창호형 BIPV(건물일체형태양광) 기술포럼’에서는 BIPV 기술 동향 및 정책, 차세대 스마트윈도우 개발을 위한 도전 과제, 필름형 BIPV 개발 동향 등에 대한 논의 및 토론이 이어졌다. 이날 포럼은 남부발전과 한국재료연구원이 공동 주최했다.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약 36%가 건물에서 발생하는 데 일반 창호가 열 손실·획득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빌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통유리(curtain wall) 증가로 여름철 과도한 태양복사열이 유입되면서, 상업용 전력 소비가 가정용보다 1.5배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고도화된 BIPV 기술 개발 및 도입이 시급한 상태다.
스마트윈도우 시스템 전문기업 (주)지투비의 최병인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현재 정책은 겨울철 난방을 위한 단열 강화에 편중돼 있어 고단열 창호가 여름철 실내 열을 가두는 ‘온실 효과’를 유발해 냉방 부하를 가중시킨다”며 “건물에너지 정책의 핵심은 ‘난방’에서 ‘냉방’ 관리로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의 스마트윈도우 기술력 자체는 높은 수준임에도, 상용화를 위한 지원책과 평가기준이 상대적으로 다소 부족한 실정이다. 미국의 경우 IRA(인플레이션감축법)를 통해 스마트 글라스를 에너지 자산으로 지정하고 30% 투자 세액공제(ITC)를 제공하고 있으며, 유럽은 ‘스마트 준비도 지표(SRI)’를 도입해 동적 건물 외피를 건물 가치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최 대표는 “현행 KS 규격(KS L 9107)의 경우 고정된 상태만 측정해, (스마트윈도우의) 핵심 성능인 ‘가변 SHGC’를 평가할 기준이 부재하다”며 “높은 초기 비용 장벽 대비 인센티브가 부족해 결과적으로 건설사와 건축주는 에너지 절감 효과를 인지하면서도, 경제적 유인책 부족으로 일반 유리를 선택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어 직접 보조금 또는 인증·가점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정성훈 재료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차세대 스마트윈도우 개발을 위한 기술적 제언을 이어갔다. 그는 “스마트윈도우에서 필름형을 사용하게 되면 얇고 가벼워 시스템 효율을 증대하고, 곡선 등 디자인의 자유도를 극대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건물의 유리창을 교체하지 않고 필름만 부착해 시공 비용 절감 및 공사 비용 단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다만 필름형은 수분·산소에 대한 높은 투과성, 낮은 표면에너지로 인한 난(難)접착성, 기계적 변형에 의한 박리·크랙 발생, 표면 반사로 인한 광학 손실, 낮은 열적 안정성이라는 단점도 내포하고 있다”며 “고분자 필름의 물리적·화학적 한계를 극복하고 ‘신뢰성 및 광학 성능’을 확보하는 게 유연한 스마트윈도우 상용화의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정 연구원은 ‘롤투롤(Roll-to-roll) 이온빔 표면처리 기술’과 ‘불소계 고분자 기판’을 융합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소계 기판은 난연성, 고투과성, 고내화학성 등 우수한 특성이 있지만 실제 활용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이온빔 표면처리를 통해 극성 결합을 유도하고, 높은 밀착성까지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남부발전은 이날 차세대 기술이 접목된 창호형 BIPV 시스템 ‘윈도우솔라필름’ 개발 동향에 대해 소개했다. 윈도우솔라필름은 창문에 부착이 가능한 필름형 태양전지를 전제로, 유기태양전지에 스마트윈도우를 접목해 온도·계절별 최적의 스마트빌딩을 구축하는 데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남부발전은 재료연구원과 지난해 6월 연구개발 MOU를 체결하고 관련 TF를 발족해 같은 해 12월 윈도우솔라필름 시제품 및 스마트윈도우 설치를 마쳤다. 올해 중 TF 성과점검을 거쳐 보급 확대를 위한 움직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날 이원주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은 “최근 6년간 BIPV 관련 기술개발을 위해 총 13개 과제에 749억원을 지원했으며, 올해도 ‘커튼월용 태양광모듈 개발(선정 중)’ 등 6개 과제, 362억원 규모의 R&D를 지원할 계획”이라며 “BIPV로 활용 가능성이 높고 탠덤 기술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유기·무기·패로브스카이트 분야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 관련, 올해 신규 R&D 과제 및 2027년 대규모실증 R&D사업도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건축법, KS인증 제도 등 건물일체형태양광 관련 제도 개선 및 건물일체형태양광 시스템(산단, 발코니형 등) 보급 확산, 고도화 지원을 통해 BIPV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