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룰·거래소 지분 제한…“실효성 부족한 불합리한 규제”

51%룰·거래소 지분 제한…“실효성 부족한 불합리한 규제”

기사승인 2026-02-26 17:46:48
디지털자산정책포럼 현장. 이창희 기자

가상자산업권의 제도권 도약이 가시화된 상황 속에 국내에서도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추진하는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기본법의 과도한 규제가 오히려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한다. 전문가들은 업권 발목을 잡는 규제보다 성장을 위한 발판으로 작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디지털자산정책포럼은 26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 및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공동으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디지털자산 시장의 건전성 제고인가, 혁신을 저해하는 갈라파고스 규제인가?’를 주제로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 방향 점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 과정의 핵심 쟁점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관련 은행 지분 51%룰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소유 지분 제한 관련 법적 타당성 및 산업 혁신 영향 등에 대해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현실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임종인 디지털자산정책포럼 대표는 “최근 이들 규제를 둘러싼 논란으로 입법 논의가 지연되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비롯한 산업 혁신의 제도적 기반 마련 또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라며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를 계기로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 없이 성급한 결론을 도출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급변하는 글로벌 디지털 금융 환경 속에서 이러한 상황은 우리 산업 발전과 국가 경쟁력 확보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은행 중심 지배구조 한계…충돌 보일 것”

토론회에서는 ‘은행 중심 지배 구조’에 무게를 두는 당국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규제 방향을 ‘기술 인프라 기반 규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은 금융안정과 통화 질서 유지를 이유로 발행사 지분을 은행 50%+1주 구조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종섭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누가 지배하느냐가 아닌 기술 기반 인프라로서 규제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한다”며 “당국의 현행 입장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은행 50%+1주 지분 구조를 적용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은행 중심의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뱅크런 위험의 핵심 배경인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웹3.0 생태계 확장을 제약해 오히려 한국이 고립되는 구조로 나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분 구조가 은행 중심으로 집중된다고 해서 뱅크런 같은 리스크가 원천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장기적으로 개방형 웹3 인프라와 은행 중심으로 가게 되는 지분 구조는 언젠가 구조적인 한계와 충돌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소유권 기관 규제로 가느냐, 중장기적으로 지급 준비 투명성 등을 통한 인프라 기반 규제로 가야 되는가라는 흑과 백의 논리로 세우면 안 된다”면서 “두 모델은 대립이 아닌 단기 현실과 중장기적 방향의 조화라는 양쪽 끝단에 있다. 당국이 은행과 핀테크를 경제학적으로 협업할 수 있게끔 마중물을 만들어줘야 한다. 규제 프레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가상자산거래소 지분 제한, 위헌 소지에 실효성도 의문”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15~20%로 제한하는 규제(소유 분산)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당국은 가상자산거래소가 단순 민간 플랫폼을 넘어 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이 가중되는 흐름을 반영해 이같은 규제를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불거진 빗썸발 대규모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가 당국 움직임을 가속화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승재 세종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규제의 목적과 수단이 엇갈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빗썸 사태를 보면서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가 필요하겠구나 라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이 문제는 전형적인 내부 통제 문제다. 실질적으로 지분 규제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며 “대주주 지분 제한을 하기 위해서는 그 문제가 해결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답변이 나와야 한다. 그러나 해법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대주주 지분 제한 규제가 헌법상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방식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최 교수는 “대주주 지분 규제는 사전적인 진입규제고 구조적 시정 조치인데, 헌법상 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규제 필요성이 있더라도, 목적 정당성이 수단의 적절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최소 침해되는 대체수단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파트너 변호사는 “가상자산거래소에 ‘회원제 거래소’를 전제로 한 지분 제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공익성이 떨어지는 민간기업에 대한 개인 주주의 지분을 강제적으로 매각하는 형태로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사유재산권에 대한 침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또한 지분 제한 규제가 실현되면, 새로운 사업영역에 대해 민간기업이 도전하기 어려워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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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