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10년 만에 금융지주로부터 대규모 유상증자를 받아 성장동력 강화에 돌입했다. 최근 국내 증시가 사상 최고가 경신 랠리를 펼치자 수익구조 개선과 미래 성장 기반 확보를 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자회사 KB증권에 7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KB증권 주당 2만1000원에 신주 3333만3333주(보통주)가 발행된다.
KB증권 관계자는 “이번 대규모 자본 확충은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자본시장 환경과 금융투자업 내 경쟁 심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증권 Biz의 시장지배력과 경쟁력 제고를 추진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는 KB의 ‘전환’과 ‘확장’ 전략을 중심으로 수익구조의 질적 개선과 미래 성장 기반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자본시장 활성화, 생산적 금융 정책 등에 따른 금융투자업으로의 자금 이동(Money-move)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장상황에서 충분한 자기자본과 효율적인 자본 운용 역량이 증권사의 핵심 경쟁 요소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익숙함과 이별’을 강조하면서 그룹 전반의 체질 개선을 중점 전략으로 강조한 바 있다. 양 회장은 “새로운 환경에 맞게 사업방식을 전환하고 그동안 집중하지 못했던 고객과 시장으로 시야와 사업의 경계를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 방식은 새로운 환경에 맞게 바꾸고, 시야와 사업 경계를 그동안 닿지 못했던 고객과 시장으로 넓히는 것이 ‘전환과 확장’ 전략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KB증권은 이번 증자를 통해 자본 효율성이 높은 영역 중심으로 자본을 전략적으로 배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위험가중자산 대비 수익성(RoRWA)을 제고하고, 실질적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개선함으로써 수익성과 건전성을 균형 있게 강화할 방침이다.
10년 만에 유증, 리테일 강화·IMA 대비
대표적으로 리테일 부문 사업 고도화를 통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성 확보가 꼽힌다. 최근 국내 증시가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및 반도체 대형주 중심 이익 증가세 등에 힘입어 글로벌 최상위권 수익률을 선보이는 등 활황을 맞이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코스피 지수는 26일 전 거래일 대비 3.67% 급등한 6307.27로 장을 마감해 사상 최고가 경신 랠리를 이어갔다. 코스피는 지난해말 4214.17로 거래를 마쳤으나, 이날 종가 기준으로 49.66% 급등했다.
이같은 상승세에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진입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07조9031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 등 투자상품 매수를 염두해 둔 일종의 대기 자금으로 여겨진다. 통상 예탁금 지표가 증가할수록 추가 증시 유입 자금이 늘어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스피가 폭증세를 거듭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증권사들의 리테일 부문 경쟁력 제고가 필수적으로 자리잡은 상태”라며 “대형사와 중소형사 모두 관련 부문 사업성 확장을 위한 전략에 몰두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주도 이를 통해 비은행 이익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비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16% 증가한 4조8721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나상록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주식시장 거래대금 확대로 증권업수입수수료 증가와 방카슈랑스 등이 증가했다”면서 “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인 1조1459억원의 분기 순수수료이익을 기록했다. 이중 비은행이 약 70%를 견인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이번 유상증자는 KB증권의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사업 진출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아직 IMA 사업은 인가받지 못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IMA 인가에 이어 NH투자증권 등 타 대형사들도 IMA 인가에 돌입한 만큼, 향후 경쟁 구도 참여를 염두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 증자가 IMA 자기자본 요건인 8조원을 갖출 수 있는 수준이 아닌 점에서 당분간은 자본 규모 확장을 통해 노릴 수 있는 사업 다양성 확장을 꾀할 전망이다.
강진두, 이홍구 KB증권 대표이사는 “이번 유상증자는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니라 수익구조의 전환과 사업 영역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확충된 자본 기반을 토대로 미래 사업 대응 역량을 높이고, 실질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질적 성장에 집중해 증권사 본연의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