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값 겁난다”…구내식당 뜨자 급식업계, 특식·IP 협업으로 공세

“점심값 겁난다”…구내식당 뜨자 급식업계, 특식·IP 협업으로 공세

기사승인 2026-02-27 11:00:04
사람들이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 제공

“가격 부담이 덜 해서 구내식당을 자주 이용합니다. 한끼에 7000~8000원인 구내식당을 자주 이용하는데, 그러다가 1만원 넘는 외식을 보면 역체감이 확 느껴져서 방문하기 어렵더라고요.” (40대 직장인 A씨)
 
외식 물가 상승으로 점심값 부담이 커지자, 구내식당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7일 국가데이터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9%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상승률(2%)을 크게 웃돌았다.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구내식당 이용이 늘고, 이는 단체급식 시장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은 급식업체들의 실적으로도 나타났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3조4811억원, 영업이익은 101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0%, 8.1% 증가했다.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 사업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현대그린푸드는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 사업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조3296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늘었고, 영업이익도 10.5% 증가한 106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웰스토리의 지난해 매출은 3조2640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1530억원으로 2.6% 감소했지만, 4분기 영업이익은 3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늘며 수익성 회복 조짐을 보였다.

맛집·셰프와 손잡고…‘구내식당’의 변신

구내식당은 이제 단순한 ‘식사 공간’을 넘어 경쟁력을 갖춘 복지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급식업체들은 구내식당 이용 경험을 높이기 위해 영화·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 외식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메뉴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달 장항준 감독 신작 ‘왕과 사는 남자’ IP를 활용해 수라상 콘셉트 특식을 선보였다. 소고기미역국과 수제섭산적, 이색전 등 왕에게 올리던 상차림을 재해석했다. 지난해에도 tvN 드라마 ‘태풍상사’, ‘서초동’ IP를 활용한 특식 메뉴를 출시하고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과 연계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콘텐츠 협업을 확대해 왔다.

선재스님이 삼성웰스토리와 함께한 셀럽테이블 사찰음식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웰스토리 제공

외식 브랜드와 셰프 협업을 통한 메뉴 강화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외식 브랜드 협업을 통해 메뉴 다양화에 힘을 싣고 있다. ‘유가네닭갈비’, ‘프랭크버거’, ‘채선당’, ‘마왕족발’ 등 기존 제휴 브랜드에 이어 ‘빕스’, ‘만석닭강정’, ‘로코스’ 등 인기 외식 브랜드 메뉴 도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흑백요리사 시즌2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김호윤 셰프와 전 메이저리거 김병현의 독일식 소시지 전문점 ‘메쯔거49’와의 협업도 준비 중이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단체급식이 기업의 핵심 복지 서비스로 자리 잡은 만큼,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고객사 임직원에게 다채로운 식문화 경험을 제공하는 ‘복지 파트너’로 그 역할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웰스토리는 건강과 미식 트렌드를 반영한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사찰음식 명장 1호 선재스님과 함께 다음 달부터 구내식당에서 사찰음식을 선보이는 ‘셀럽테이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육류와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는 원칙을 바탕으로 연잎향 오색간장비빔밥, 제철나물 두부김밥, 우엉 들깨탕, 표고 떡볶이 등 6종 메뉴를 개발했다.

업계는 이러한 변화가 급식 산업의 성격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트렌드를 반영한 협업과 특식이 확대되고 있다”며 “구내식당이 단순 식사 제공을 넘어 ‘푸드 서비스’ 역할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내식당이 기업의 핵심 복지로 자리 잡으면서 단체급식 시장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외식 물가 상승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건강과 미식에 대한 관심까지 높아지면서 맛과 영양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