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발행어음 자금 ‘모험자본’으로…업계 첫 ‘민간벤처모펀드’ 출범

하나증권, 발행어음 자금 ‘모험자본’으로…업계 첫 ‘민간벤처모펀드’ 출범

기사승인 2026-02-27 10:07:46
하나증권이 증권업계 최초로 2000억원 규모의 민간벤처모펀드(민간 재간접 벤처투자조합)를 결성한다. 하나증권 제공.


하나증권이 증권업계 최초로 2000억원 규모의 민간벤처모펀드(민간 재간접 벤처투자조합)를 결성한다고 27일 밝혔다. 오는 1분기 내 출범할 예정으로, 발행어음 사업으로 확보한 자금을 벤처투자 등 생산적 금융 영역에 투입하기 위한 것이다.

하나증권은 발행어음 인가 이후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주요 경영 과제로 추진해 왔다. 올해 약 2조원을 조달해 이 가운데 25%인 5000억원을 모험자본에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금융당국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모험자본 공급 의무 비율을 2027년 20%, 2028년 25%까지 단계적으로 높이는 가운데, 하나증권은 첫해부터 25%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모펀드는 정책자금 중심의 기존 출자 구조를 보완하고, 민간 자본이 주도하는 벤처투자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 출자사업이 확대되고 있지만 매칭 자금 부족으로 펀드 결성이 지연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민간 금융회사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모펀드는 국내 벤처캐피탈(VC)이 운용하는 자펀드에 출자하는 재간접 구조로 운용된다. 결성 이후 단계적으로 자펀드 출자를 집행해 민간 출자 기반을 확대하고, 성장 단계별 투자 생태계 전반에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하나증권은 이를 위해 모펀드 운용 전담 조직을 강화하고 전문 심사 인력도 확충할 방침이다.

투자 대상은 정부가 지정한 12대 국가전략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차세대 원전, 수소, 우주항공·해양, 첨단바이오, 인공지능(AI)·차세대통신, 사이버보안, 로봇, 미래모빌리티, 양자기술, 첨단소재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직결된 분야가 대상이다. 전략기술 분야 전문 운용사를 선별해 자펀드에 출자하고, 기술 상용화 및 스케일업 기업에 대한 후속 투자로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또 수도권 중심의 투자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 기반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도 늘린다. 지역 거점 대학, 테크노파크, 창조경제혁신센터 등과 협력해 비수도권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역 특화 산업과 연계한 자펀드 출자도 병행한다. 이를 통해 지역 균형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최영수 하나증권 글로벌PE사업본부장은 “발행어음 사업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미래 성장산업과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금융사의 중요한 역할”이라며 “민간 주도의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통해 벤처 생태계의 자생력을 높이고, 국가 전략산업 경쟁력 강화와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펀드 결성은 하나금융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그룹의 ‘원(One) IB’ 전략에 따라 하나은행도 이번 모펀드 결성에 일부 참여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까지 생산적 금융 분야에 84조 원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