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육천피(코스피 지수 6000선)를 돌파한 뒤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자 조정기에 돌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당장 이달부터 과열 양상과 재료 공백기가 겹쳐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0% 하락한 6244.13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6347.41까지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가를 재차 경신하기도 했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역사적인 수익률을 선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해말 4214.17에 거래를 마쳤으나, 이달 27일 종가 기준으로 연초 이후 48.16% 급등했다. 특히 지난 1월27일 투자자들의 염원이었던 오천피를 최초로 넘어선 이후 한 달 만에 종가 기준 6000선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내는 상황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코스피는 과거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에너지를 분출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6월과 11월 지수가 각각 3000, 4000선을 돌파한 뒤 약 2개월간 숨 고르기를 했던 점과 달리 올해는 1월말 5000선을 넘어선 이후 2주 정도의 진정세를 거치고 다시 급등 랠리를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승세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와 실적 호조로 반도체 대형주를 비롯한 전기·전자 업종의 상승 탄력이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말 각각 11만9900원, 65만1000원에서 2월27일 종가 기준 21만6500원, 106만1000원으로 80.56% 62.98% 급등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순이익 전망치는 지난해말 330조원에서 이달 457조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같은 기간 반도체는 137조원에서 259조원으로 올랐고, 이는 코스피 순이익 추정치 상향 조정의 96%를 차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 과열에 대한 경고도 나오고 있다. 주주가지수 하락에 배팅하는 자금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대차거래 잔고는 지난달 26일 기준 157조9298억원을 기록했다. 대차거래는 투자자가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를 말한다. 통상 공매도의 선행 지표로 여겨져 하락 베팅 신호로도 해석된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월말 국내 증시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기술적, 수급적, 통계적 과열구간에 진입했다. 순환적 부정요인 파장에 따라 언제든 일정 수준 이상의 주가 조정 및 변동성 확대가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라면서 “3월 국내외 증시는 실적시즌 종료와 함께 재료 공백 구간 진입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3월 시장의 핵심은 실적 발표 공백기에 따른 주당순이익(EPS) 상향 기울기 둔화다”면서 “올해 2월까지 한국 증시를 끌어올린 동력은 반도체 중심 이익 상향이었으나, 3월부터 그 속도가 잠시 눕는 계절적 공백 구간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중장기적인 관점의 상승세는 훼손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차익실현 압력에 조정은 언제라도 나타날 수 있지만, 이는 추세 훼손보다 기술·심리적 부담에 기인한 숨고르기에 가까울 것”이라면서 “현재의 강세장이 단순한 유동성이 아닌 펀더멘탈에 기반하고 있다. 지수 레벨 자체보다 방향성이 중요한 시기”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모멘텀 소멸보다 급격한 대외 환경 변화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증시는 과열됐다는 이유만으로 하락하지 않는다. 하락장이 시작되기 위해서는 명확한 트리거가 필요하다”며 “강세장에서는 통화정책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우려가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