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찬물?…중동 전운에 업계 “한 달이 분수령”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찬물?…중동 전운에 업계 “한 달이 분수령”

기사승인 2026-03-04 18:39:30

어선들이 아랍에미리트(UAE) 라스알카이마 인근 호르무즈 해협 남쪽 해상에서 작업하는 가운데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다. AP연합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슈퍼사이클(호황)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아직 직접적인 영향은 없으며, 향후 한 달가량이 상황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인해 생산과 소재 공급망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공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유가 상승 우려가 커졌고, 이에 따라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충분한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 역시 단기적인 영향을 재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해운‧항공업계의 경우 직접적인 타격이 있겠으나 반도체 업계는 시간이 있는 상황”이라며 “전기요금도 하루아침에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하는 물류 차질, 글로벌 산업 위축에 따른 AI 투자 감소 등 여러 변수들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투자자들 역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반도체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매도에 나서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6분2초쯤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됐다. 올해 5번째로 전날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에 이어 이틀 연속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이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해 1분간 지속되는 경우 발동된다. 사이드카 발동 시점 당시 코스피200선물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51.95포인트(6.04%) 하락한 807.65이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반도체 산업과 주식시장 모두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등 전반적인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반도체 주가 하락은 공급망 문제보다는 시장 전반의 불안 심리가 더 크게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을 약 한 달로 보고 있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은 “전쟁으로 인해 실물 경제가 나빠지거나 방산 쪽에 투자가 몰리게 되면 AI는 상대적으로 외면 받을 수 있다”라며 “이는 반도체 수요가 몰리는 AIDC(AI데이터센터) 건설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4주, 한 달 내에 전쟁 상황이 마무리된다면 반도체 산업에 큰 영향 없이 지나갈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4주 이상 지속될 경우 반도체뿐만 아니라 산업계 전반이 위축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정우진 기자
jwj3937@kukinews.com
정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