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보다 심각한 LNG 동향…카타르 마비에 원가 직격탄 맞나

원유보다 심각한 LNG 동향…카타르 마비에 원가 직격탄 맞나

기사승인 2026-03-06 16:56:39
지난 4일 인천 연수구 송도 한국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 터미널에 LNG 수송선이 정박해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이 중동으로 확산하면서 에너지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원유 대비 우회 파이프라인이 부족한 LNG 수급의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세계 2위 LNG 수출국 카타르의 생산시설까지 마비되면서 사태 장기화 및 원가 상승 가능성도 제기된다.

6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유럽 천연가스 거래 허브인 네덜란드 TTF 거래소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1MWh(메가와트시)당 49.72유로로, 지난달 27일 32.05유로 대비 약 55% 급등했다. 동북아 LNG 벤치마크인 JKM(Japan-Korea-Marker) 지수도 전날(5일) 기준 MMBtu(백만영국열량단위)당 15.1달러로, 이란 사태 발생 직전인 10.7달러 대비 41%나 상승했다.

LNG 가격은 이란이 유조선이 드나드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데 이어, 지난 2일 카타르의 라스라판 산업단지 등 LNG 생산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한 이후 급등세를 보여 왔다. 카타르는 세계 2위 LNG 수출국이다.

이번 이란 공격으로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인 카타르에너지(QE)는 라스라판 산단의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해당 산단을 재가동하는 데에는 최소 2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됐으며, 완전 가동 상태까지 도달하려면 추가로 2주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LNG 의무 비축 기준인 9일분을 상회하는 상당량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스공사가 보유한 전국 5개 기지, 약 547만톤 분량의 저장 탱크와 함께 민간 기업이 터미널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LNG까지 합하면 대략 30일분 안팎의 여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카타르가 국내 주요 LNG 수입처이긴 하지만, 지난해 기준 중동산(카타르·오만 등) 수입량 비중이 약 20%인 데다, 오만과 계약 기간이 종료돼 사실상 15%대로 하락하면서 물량에 대한 수급 문제는 다소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문제는 원가 상승이다. 카타르에서 수입하는 LNG의 대부분이 기간 계약으로 체결돼 당장 현물 가격 급등에 따른 영향은 적겠지만,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하면서 추후 있을 거래 계약에서는 글로벌 가격 상승분 반영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LNG는 천연가스를 액화하고 저장·운송하기 위한 별도의 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급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기 어려우며, 그만큼 원유 대비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수입한 LNG의 절반가량을 발전용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국내 전체 발전량의 약 30%가 LNG로 이뤄지고 있다. 상승한 LNG 가격이 SMP(계통한계가격)에 영향을 미치면 전기요금 상승 요인이 된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천연가스는 원유와 달리 우회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이 부재하다”면서 “LNG 가격은 비수기인 탓에 상단이 제한됐지만, 현 불가항력 상태가 장기화된다면 2021~2022년과 같은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러시아산 LNG가 글로벌 시장에서 배제되면서 LNG 가격이 폭등, 2022년 1월 톤당 117만원이었던 한국의 LNG 발전 단가는 같은 해 11월 200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산업용 전기요금 줄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분을 안고 있는 산업계에 추가적으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22년 당시에는 한국전력과 가스공사가 이러한 원가 상승 부담을 상당 부분 수용했지만 이때 누적된 천문학적인 부채·차입금 규모가 아직까지 해소되지 못했기 때문에, 만약 이번 사태로 추후 원가가 상승하면 국내 산업계와 더불어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자영업·일반가구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주요 LNG 수출국인 호주와 미국의 물량 확보는 물론,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에서 공급이 가능한 포트폴리오 기업을 활용한 현물 구매 전략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자가소비용 직수입사의 잉여 물량을 국내 수급 안정에 활용하는 방안과, 가스공사가 지분 참여한 해외 LNG 사업에서 확보한 추가 물량을 국내 우선 도입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란 사태의 종료 시점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만반의 대응 태세를 갖추겠다”며 “국민의 부담과 불안을 덜 수 있도록 에너지 수급과 실물경제 안정을 최우선에 두고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