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강남3구 집값 하락세…서울 외곽 확산되나

용산·강남3구 집값 하락세…서울 외곽 확산되나

기사승인 2026-03-09 06:00:11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송파구와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쿠키뉴스 자료사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에서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서울 외곽 지역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업계에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남3구와 용산구는 2월 넷째 주부터 3월 첫째 주까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용산구(-0.01%→-0.05%), 강남구(-0.06%→-0.07%), 서초구(-0.02%→-0.01%), 송파구(-0.03%→-0.09%)가 모두 하락했다. 

강남3구의 경우 아파트 가격이 1~2년 이상 상승세를 이어온 만큼 이번 하락 전환의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초구와 강남구가 하락세를 보인 것은 2024년 3월 둘째 주 이후 처음이다. 송파구는 2024년 3월 넷째 주 이후, 용산구는 2024년 3월 첫째 주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은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힌 영향으로 풀된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오는 5월9일 종료할 예정인 만큼, 그 전에 계약을 마무리하려는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고가 1주택자들의 차익을 노린 매물까지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용산구와 강남3구에서는 저가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의 대단지 아파트인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99㎡는 지난 1월13일 30억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12일에는 23억8200만원에 거래되며 약 6억1800만원 하락했다. 송파구 파크리오 전용면적 59.86㎡ 역시 지난 1월7일 27억5000만원에서 지난달 27일 21억8500만원으로 거래돼 약 5억6500만원 떨어졌다.

양도세를 우려하는 이들로 인해 매물도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시사한 지난 1월27일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5만6107건이었지만, 6일 기준 7만4432건으로 1만8325건(약 32.7%) 증가했다. 지난 1월에는 매매 물량이 5만 건대를 유지했지만, 이달 1일부터 6일까지는 7만 건대를 유지하며 매물 증가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주요 지역에서도 집값 상승세가 전반적으로 둔화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마지막 주와 3월 첫째 주를 비교했을 때 서울 15개 자치구에서 가격 상승폭이 축소됐다. △종로구(0.21%→0.15%) △성동구(0.20%→0.18%) △광진구(0.20%→0.18%) △동대문구(0.21%→0.20%) △성북구(0.20%→0.19%) △강북구(0.07%→0.04%) △노원구(0.16%→0.12%) △은평구(0.20%→0.17%) △서대문구(0.18%→0.17%) △마포구(0.19%→0.13%) 등 대부분 지역에서 상승폭이 줄었다.

일부 지역에서만 상승폭이 확대됐다. 중구는 0.15%에서 0.17%로 0.02%p(포인트) 올랐고, 도봉구 역시 0.04%에서 0.06%로 0.02%p 상승했다. 양천구도 0.15%에서 0.20%로 0.05%p 상승폭이 커졌다. 강서구(0.23%)와 관악구(0.09%)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일각에서는 하락세가 서울 외곽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확산 가능성이 제한적인 것으로 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 랩장은 “한강변 주요 지역에서는 추가적인 가격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다만 노원구·도봉구·강북구 등 이른바 ‘노도강’이나 금천구·관악구·구로구 등은 최근 집값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만큼 가격 하락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강남3구와 용산구 등 핵심 지역 아파트 가격 하락은 시장 전반의 약세라기보다, 그동안 가격이 급등했던 지역에서 나타나는 단기적인 조정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부 가격 조정 흐름이 주변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있지만, 서울 전체가 동반 하락세에 들어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거래 감소와 규제 영향으로 일부 지역은 조정을 겪겠지만,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지역이나 신축·역세권 등 수요가 집중된 곳은 버티는 등 차별화된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이유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