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묶였던 ‘대미투자특별법’ 국회 통과…12일 본회의 처리

두 달 묶였던 ‘대미투자특별법’ 국회 통과…12일 본회의 처리

자본금 2조원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한미전략투자기금 조성
사법개혁 3법 충돌 속 두 달 지연…특위 활동 시한 맞춰 처리

기사승인 2026-03-09 16:40:19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 전제회의에서 위원장인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을 상정하고 있다. 유병민 기자

미국과의 무역 협상 후속 조치인 ‘대미투자특별법’이 9일 국회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대미투자특위)를 여야 합의로 통과했다. 두 달 넘게 국회에 계류됐던 법안이 뒤늦게 처리되면서 한국의 3500억달러(한화 약 522조5500억원)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뒷받침할 제도적 틀이 마련됐다.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오는 12일 본회의 처리만을 남겨두고 있다.

대미투자특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 대안을 의결했다. 앞서 특위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이날 여야 심사 결과를 반영한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뒤 전체회의로 넘겼다.

대미투자특위 법안심사소위원장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심사 결과 보고에서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가중되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서 우리 기업을 보호하고 국익을 증진하기 위한 입법적 토대를 마련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대미투자특위 법안심사소위원장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의사진행을 하고 있다. 유병민 기자

대미투자특별법은 한국이 미국에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 투자 계획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안에는 자본금 2조원 규모의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설립하고 투자사업을 발굴·관리하는 내용이 담겼다. 투자 사업은 사업관리위원회와 운영위원회로 구성된 이중 의사결정 구조를 통해 선정·집행하도록 했다.

또 투자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리스크관리위원회를 두고, 투자 재원을 관리하기 위해 ‘한미전략투자기금’을 설치하도록 했다. 기금은 공사 출연금과 외국환평형기금, 한국은행 위탁자산, 정부 보증채 등으로 조성해 미국 투자 특수목적법인(SPV) 출자 투자나 조선 협력 투자 지원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투자공사 자본금 규모와 관련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조정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투자공사의 자본금이 당초 3조원에서 2조원으로 준 것을 두고 “정부는 당초에 대출보증을 20년 정도 하기 때문에 3조원 정도 있어야 가능하다고 봤다”면서도 “소위 논의 과정에서 20년 장기간 동안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우선 2조원 정도 진행하고, 필요하면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국회 통제 장치도 포함됐다. 정부는 대미 투자 사업 추진 과정과 경제·산업 영향, 투자 성과 등을 담은 연차보고서를 매년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또 정부가 대미 투자 협의를 시작하기 전 투자 후보 사업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사전 보고하도록 해 국회의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했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오른쪽)이 특위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유병민 기자

대미투자특별법은 지난해 한미 간 체결된 전략적 투자 협력 양해각서(MOU)를 이행하기 위한 후속 입법이다. 정부는 당시 한국산 상품에 대한 미국의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미국에 총 3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이 가운데 2000억달러(약 298조5400억원)는 반도체·핵심광물·인공지능(AI) 등 전략 산업에 투입되고, 나머지 1500억달러(약 223조9800억원)는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협력 사업인 이른바 ‘마스가(MASGA)’ 사업에 배정될 예정이다.

한편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는 국회에서 두 달 넘게 지연됐다. 대미투자특위는 지난달 12일 첫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민주당의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 추진을 둘러싼 국민의힘의 반발로 회의가 파행됐다. 이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 정국이 이어지면서 특위 논의도 장기간 공전했다. 다만 관련 법안 처리가 마무리되며 특위 활동도 정상화됐다.

대미투자특위 위원장인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법안 의결 뒤 “특위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위원들이 특위 존속 기한인 오늘까지 법률안 합의 처리를 마무리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오는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될 전망이다.

유병민 기자
ybm@kukinews.com
유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