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마른 전월세에 청년들 속앓이…오세훈 “종합 대책 내놓을 것”

씨 마른 전월세에 청년들 속앓이…오세훈 “종합 대책 내놓을 것”

吳, 휘경동 대학가 찾아 청년들 목소리 청취…“10일 정책 발표”
정부 부동산 대책 비판…“영문 모르고 피해 보는 시민 수 늘어”

기사승인 2026-03-09 19:36:33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의 한 공인중개소에서 1인 가구 청년들의 고충을 듣고 있다. 노유지 기자

서울 내 전월세 물건 감소로 오히려 가격이 고공 행진 하면서, 서울시는 주택 공급 현실을 반영한 청년 주거 정책을 가동하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급량 확대와 이자·월세 지원에 더해 법적 불안을 해소하는 청년층 주거 안심 대책을 종합적으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9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3만3550건으로 전년 동기(4만7858건) 대비 29.9% 줄었다. 이는 한 달 전(3만9814건)과 비교해도 15.8% 감소한 물량으로,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는 월세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 주택 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셋값은 150만4000원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양상은 정부의 6·27 대책과 10·15 대책 등 부동산 수요 억제책이 이른바 ‘전세의 월세화’를 가속화시킨 영향으로 보인다. 서울 전역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대출 규제에 따른 전세 매물 급감이 월세 거래량 증가로 이어지며 가격 상승을 자극한 셈이다. 전세 사기 여파 역시 월세 수요를 높였다. 그러나 공급 규모도 이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다.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은 1만5992건으로 지난달(1만9146건)보다 16.5% 줄었다.

이에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대학가 일대를 찾아 전월세 수요가 높은 청년층의 목소리를 들었다. 오 시장을 만난 청년들은 최근 월세가 급격히 올라 경제적 부담이 큰 데다, 청년 대출 조건이 까다롭고 한도마저 낮아 보증금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취업 준비생 이평강씨는 “사회 초년생은 월급이 많지 않아 월세가 오를수록 저축하기 힘들어진다”며 “가계 부담과 관련해서도 많은 고민이 들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일대에서 1인 가구 청년들과 함께 전월세 주거난 관련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남동균 기자

고려대학교에 재학 중인 박예카씨 또한 “월셋값이 오르다 보니 혼자 살기 버거워지면서 친구와 ‘강제 동거’를 하는 경우도 생긴다”며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동거를 결심하더라도 매물이 없고 비싸서 학교와 멀어지는 쪽을 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고충을 들은 오 시장은 “서울 청년의 90%가 집을 임차해서 살고 있는데, 정부의 전방위적 대출·다주택자 규제로 인해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며 “문제는 매물 자체가 없어 집을 구하고 싶어도 못 구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혼자서 살 수 있는 작은 규모의 주거 형태에 대한 수요가 최근 급격히 늘었다”며 “지난 10여 년간 1인 가구 비율은 서울 전체의 약 40%로 나타났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시장인 만큼 그 값은 오를 수밖에 없는데, 정부의 대책이 겹치며 악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 규제 여파에 대해서는 “단기 처방으로 쓸 수 있는 정책”이라며 “이렇게 6개월 이상 1년씩 길게 이어지면 영문도 모르고 피해를 보는 시민의 숫자가 늘어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전세 사기 문제를 언급하며 “청년들이 불안해하는 이슈를 해소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자·월세 등 각종 주거 지원 방안을 포함해 10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대학가를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나 “혼자 살 수 있는 5~6평 정도의 100만원 미만 월세 매물이 아예 없다고 한다”며 “전세 물량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0~80%까지 줄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시는 어떻게 하면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사업자들의 사기를 진작시켜 많은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고통스러운 공급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종합 패키지로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노유지 기자
youjiroh@kukinews.com
노유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