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0억 전기차 충전 인프라 투자…결국 국민연금이 ‘열쇠’ [기후·환경 통신문]

7500억 전기차 충전 인프라 투자…결국 국민연금이 ‘열쇠’ [기후·환경 통신문]

기후부, 모태펀드 조성해 민간자금 유치
초기 핵심투자자 확보가 사업 성패 좌우

기사승인 2026-03-10 16:27:05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에너지와 교통, 물 관리 등 일상의 여러 영역에서 변화가 시작되고 있지만, 생활 속에서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기후·환경 통신문]은 기후·환경 정책이 일상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짚고, 알아두면 도움이 될 만한 핵심 내용을 전한다. -편집자주-
쿠키뉴스 자료사진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 민간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정부 계획이 시작부터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연금과 같은 대형 기관투자자의 참여 여부가 민간 자금 유치에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기·수소차 이용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충전 인프라 투자 펀드를 새로 도입하고 지난 2월부터 주간운용사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이르면 3월 말에서 4월 초 주간운용사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충천 인프라 펀드는 정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올해 747억원 규모의 모펀드를 조성하고 민간 투자금을 매칭해 최대 1494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만드는 ‘모자 펀드’ 구조다. 정부는 올해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총 37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여기에 한국수자원공사가 37억원을 추가해 총 3737억원 규모의 모펀드를 조성한다.

정부 계획대로 민간 자금이 두 배 이상 유입될 경우 향후 5년간 약 7500억원 규모 자금이 충전 인프라에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대상은 전기차 충전기 설치, 수소충전소 구축, 재생에너지 연계 충전시설, 노후 충전시설 개선 사업 등이다.

그동안 전기차와 수소차 등 무공해 차량 보급과 관련된 정책은 보조금 중심으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충전시설 구축처럼 초기 투자비가 큰 분야에서는 보조금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정부가 금융지원 방식을 도입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정부는 이를 통해 보조금 중심 지원에서 벗어나 충전 인프라 분야에 민간 투자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책 펀드가 투자비가 크고 회수 기간이 긴 충전소 사업에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실제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펀드 운용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재정 출자금의 50% 이내에서 우선 손실을 부담하도록 설계했지만, 목표 내부수익률(IRR)이 4% 이내로 설정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손실 가능성을 고려하면 실질 기대수익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투자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채 수익률(3~4%)과 비슷한 수준이며 일반적인 장기 인프라 펀드 수익률(약 6%)보다 낮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장기 인프라 펀드 수익률이 4% 수준이면 시장에서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손실 가능성을 고려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실질 기대수익률을 3% 정도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민간 투자 유치가 불가능한 구조는 아니지만 조건이 쉽지 않다”며 “인프라 투자는 보통 6% 정도 수익률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 매력도는 높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민연금이 참여하면 투자 안정성에 대한 시장 신뢰가 높아지면서 다른 투자자들도 따라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며 “앵커(초기 핵심) 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후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며 “민간 투자 유치를 위해 국민연금 등 연기금 참여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세종=김태구 기자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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