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답게 일하고 싶다. 인천공항공사는 교섭에 나서라”
10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이 본격 시행된 가운데, 인천공항 하청‧자회사 노동자들이 원청인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상대로 직접 교섭 요구에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와 전국공항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3층에서 투쟁 선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들 노조는 공항 현장의 간접 고용 구조와 노동 조건 문제 해결을 위해 원청이 책임 있는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인천지부는 이번 결의대회에서 “안전한 공항‧안전한 일터”를 내걸고 공사의 사용자 책임과 교섭 참여를 정면으로 요구했다.
이날 노조가 전면에 내세운 쟁점은 교대제 개편이었다. 공항 현장에서는 그동안 연속 야간근무와 인력 부족에 따른 피로 누적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자회사 차원의 개선 논의도 있었지만, 실제 도입은 빈번히 속도를 내지 못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이날 투쟁 발언에 나선 주영현 인천공항지역지부 설비지회 사무장은 “교대제 개편은 단순한 근무 스케줄 조정이 아닌 생명과 안전의 문제”라며 “우리는 그동안 교대제 개편을 요구해 왔지만 사측은 온갖 핑계로 책임을 회피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제 원청은 더 이상 우리가 사용자가 아니라며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며 “교대제 개편과 인력 문제를 직접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공항 현장을 이탈하는 문제도 주요 화두로 제기됐다. 노조는 야간노동과 높은 업무 강도가 이어지면서 공항 일터가 청년들에게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직장이 아니게 됐다고 주장했다.
정원제 보안검색지회 조직부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젊은 동료들이 이 일터를 떠나고 있다”며 “청년들에게 이 일터는 더 이상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공간이 아닌 버티다 떠나는 곳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아프고 쓰러지는 일터, 청년들이 미래를 포기하고 떠나는 일터를 바꿔야 한다”며 “청년들이 들어오고 버틸 수 있는,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일터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는 원청의 교섭 책임 문제가 여러 차례 언급됐다. 노조는 자회사 인력 규모와 업무 범위, 예산 운용 등 공항 현장 운영 전반에 원청이 깊이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노동조건 문제에서는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가 이어져 왔다는 것이다.
이호현 터미널운영지회 지회장은 “자회사 직원들은 종이 인형이 아니다”라며 “공항공사가 현장 문제를 책임 있게 풀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동안 자회사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원청 구조 속에 결정돼 왔다”며 “이제는 교섭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는 관련 법령과 규정 등에 따라 교섭에 응한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공사는 전담 TF 구성 및 외부 자문단 구성을 통해 개정 노조법 시행에 따른 법리적 해석과 실무지침 전반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 왔다”며 “고용노동부로터 사용자성이 인정된 의제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과 규정 등에 따라 교섭에 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정부는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노사 갈등 확대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법 시행 전날 “아직 발생하지 않은 갈등 상황을 지나치게 불안해하기 보다 노사 간 대화와 협의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법 시행 첫날 노조의 대규모 결의대회가 열리는 등 노사 갈등이 점화되는 상황에서 향후 노사 간 교섭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