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 놓고 여야 정면충돌…“노사 상생 vs 기업 경쟁력 악화”

‘노란봉투법 시행’ 놓고 여야 정면충돌…“노사 상생 vs 기업 경쟁력 악화”

노란봉투법 핵심 내용…손해배상 청구 제한·사용자 범위 확대
민주당 “원청·하청 자율 교섭 촉진…노사 갈등 사전 예방 효과”
국민의힘 “파업 확대로 인한 기업 투자·고용 위축 우려”

기사승인 2026-03-10 17:52:02
지난해 8월24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이 시행된 첫날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노란봉투법 시행을 노사 상생의 출발점으로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포퓰리즘적 졸속 입법’이라고 규정하며 국내 기업에 부담을 주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이날부터 시행되는 노란봉투법을 두고 격한 공방을 이어갔다. 노란봉투법은 하청과 간접고용 노동자가 직접 원청 기업과 교섭할 수 있도록 하고, 파업 등의 노동쟁의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사용자의 범위도 확대됐다. 기존에는 노동자와 근로계약 관계에 있는 당사자만 사용자로 인정됐지만,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라 근로조건과 관련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판단될 경우 하청 노조와의 교섭 의무가 발생한다.

노란봉투법 시행과 관련해 진보 진영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노란봉투법은 노사 상생의 출발점”이라면서 “2009년 쌍용차 사태로 47억원을 배상해야 했던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시작된 한 시민의 위로가, 12년 만에 이재명 정부에서 입법화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한 것을 넘어 대화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하청 노동자들도 원청과 대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통로를 제도화했다”며 “노란봉투법을 통해 자율적인 교섭을 촉진하고 노사 갈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헌법에 보장된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노동자들의 권리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보장받게 됐다”면서 “원청과 하청 노동자들의 대화를 통해 근로조건 개선 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 대표는 “법 개정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경영계와 노동계가 책임 있는 자세로 대화에 나서 상생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정부도 법이 안착할 수 있도록 노사와의 대화를 통해 현장을 잘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관계자들이 10일 서울 종로구 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노조 원청교섭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노란봉투법 유예를 요구했다. 노란봉투법 적용 과정에서 발생할 혼란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시행 기준 마련도 촉구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노란봉투법 시행은 파업 확대와 투자·고용 위축으로 이어져 내수 경기 둔화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가계의 생활 부담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노동권 보호라는 명분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법과 제도는 명확하고 예측 가능해야 산업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며 “민주당의 노란봉투법은 민주노총의 요구와 포퓰리즘적 정치 계산으로 밀어붙인 졸속 입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용자 범위를 무리하게 확대하고 경영상 판단 영역까지 ‘노동쟁의’ 대상으로 확대했다”면서 “앞으로 원청은 수많은 하청 노조를 상대로 무제한에 가까운 교섭요구에 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으로 불법 행위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조차 약화시켰다”며 “일부 강성노조의 파업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노란봉투법으로 인해 발생할 혼란과 부작용은 전적으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란봉투법은 그동안 원청 기업과 하청 노동자 간의 교섭 공백을 해소할 수 있는 제도라는 평가와 함께, 기업의 경영 활동과 투자 위축을 초래할 수 있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 법안이다. 여야가 법 시행 첫날부터 상반된 평가를 내놓으면서 향후 노란봉투법의 파장을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재훈 기자
jjhoon@kukinews.com
전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