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과 웰트가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슬립큐(SleepQ)’의 차세대 버전 ‘슬립큐 2.0’을 공개했다. 인공지능(AI) 기반 복약 타이밍 최적화 기술을 탑재해 환자 맞춤형 정밀 의료기기로 진화시킨다는 구상이다.
양사는 10일 서울 강남구 웰트 본사에서 개최한 미디어 브리핑에서 양사가 협력하고 있는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슬립큐’의 향후 개발 계획과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웰트는 지난 2016년 삼성전자 사내벤처로 시작한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기업이다. 한독은 지난 2021년 3월 웰트에 30억원을 지분투자하고 디지털 치료기기 공동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슬립큐는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다. 인지행동치료(CBT-I)를 디지털로 구현해 스마트폰 앱 형태로 제공한다. 의료진 진료 후 처방을 통해 사용할 수 있으며, 환자는 6주간 수면 제한, 자극조절, 인지 재구성, 이완요법, 수면 위생 교육 등을 통해 근본적인 수면 습관을 교정한다. ‘슬립큐’는 통합심사 1호 혁신의료기기로, 2023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현재 20여곳의 종합병원과 60여 곳의 클리닉에서 처방이 진행 중이며, 한독의 전문의약품 영업조직과 협업을 통해 처방처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슬립큐는 임상 현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도 거두고 있다. 갱년기 우울감을 동반한 53세 여성 환자의 경우, 슬립큐 사용 2주만에 개선 효과를 체감했다. 불면 뿐 아니라 우울감과 불안증도 함께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이상 불면증을 겪던 45세 남성 환자는 8일차에 제시된 수면 시간 가이드를 따르면서 수면의 질도 크게 개선했다. 수면 도중에 깬 뒤 다시 잠들지 못하는 고질적인 문제가 점차 안정화된 모습을 보였다.
AI가 24시간 모니터링…슬립큐 2.0 공개
이날 웰트는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버전인 슬립큐 2.0를 공개했다. AI 기반 복약 타이밍 플랫폼 ‘에이젠트Z’가 탑재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인공지능(AI)이 환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최적의 복약 시점을 안내하는 ‘드럭 OS(Drug OS)’ 역할을 수행한다.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수집된 환자의 수면 행동, 생리적 신호, 생활 패턴을 24시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기존 의료 시스템이 병원 방문 시점의 단편적인 데이터에 의존했다면, 웰트는 상시 모니터링한 환자의 데이터를 통해 치료 효과가 높고 부작용 위험이 낮은 수면 약물 복용 타이밍을 개인화해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강성지 웰트 대표는 “지금까지는 의사를 만나지 않으면 환자의 상태가 변해도 처방약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면서 “슬립큐2.0은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가 수집한 여러 환자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에이전트가 환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복약 타이밍을 지도한다. 수면제를 먹어야하는 날과 먹지 않아도 되는 날을 예측해 적절하게 가이드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웰트는 의약품과 AI를 결합하는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 진출 전략도 구상하고 있다. 강 대표는 “제네릭(복제약)에 AI 기능을 담은 QR 코드를 동봉해 환자 관리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기존 제품의 가치를 개량 신약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은 약가인하 상황에서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관련해서 협업·인수·합병 등 여러 옵션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적응증 확대‧글로벌 진출 목표…내년 코스닥 상장도 추진
파이프라인 확장도 고심하고 있다. 불면증에 이어 섭식장애, 혈당 관리 등 다양한 질환으로 적응증을 넓혀갈 계획이다. 강 대표는 “섭식장애(의 디지털치료기기 활용)은 이미 허가를 받았다”면서 “슬립큐로 검증된 이후 파이프라인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독일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유럽 최대 규모 대학병원인 샤리테(Charite)와 비대면 임상을 진행 중이며, 2027년 독일 디지털 치료기기 급여 제도(DiGA)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동의 경우 아랍에미리트(UAE) 현지 수면제에 AI QR 코드를 결합해 출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지난 2월에는 중동 최대 의료기기 전시회인 2026 두바이 월드헬스 엑스포(WHX Dubai 2026)에 참가해 현지 진출 및 인허가 절차에 대한 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
이러한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웰트는 2027년 코스닥 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NH투자증권과 상장 주관사 계약을 체결했으며, 주관사와 함께 상장 작업에 착수했다.
강 대표는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단계”라며 “실제 데이터와 임상을 통해 차근차근 신뢰를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