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의 새 수장으로 선임된 정상호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지난해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흔들린 조직을 수습하고 대외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데다, 경영 정상화와 실적 반등을 동시에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롯데카드는 12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정상호 대표이사를 새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임시 주주총회에서 정상호 대표이사 후보자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의결한 뒤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했다. 임기는 오는 16일부터 2028년 3월 29일까지다.
정 대표는 카드업계에서 30년 넘게 경력을 쌓아온 카드 전문가다. LG카드 마케팅팀장을 시작으로 현대카드 PRIVIA사업실장과 브랜드관리실장, SME사업실장을 지냈고 삼성카드에서는 개인영업본부장과 마케팅본부장, 전략영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롯데카드 카드사업본부장과 영업본부장을 맡으며 회사 주요 사업을 이끌었다.
정 대표 앞에는 우선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후속 조치를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해킹 사고로 부과된 과징금에 대응하는 한편 내부 관리 체계도 정비해야 한다.
실제로 이번 사고와 관련해 과징금 처분도 내려졌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약 45만명의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된 롯데카드에 과징금 96억2000만원과 과태료 480만원을 부과했다고 같은 날 밝혔다.
개인정보위 조사 결과 롯데카드는 온라인 결제 과정에서 생성되는 로그 파일에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암호화하지 않은 채 기록하는 등 법이 허용한 범위를 넘어 주민등록번호를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그에는 최소한의 개인정보만 기록해야 하지만 별도 검토 없이 여러 정보를 함께 저장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개인정보위는 과징금과 과태료 부과와 함께 개인정보 처리 전반을 점검하고 개인정보 보호책임자(CPO)의 책임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등 내부 관리 체계를 정비하도록 시정 명령했다. 아울러 금융권 사업자의 주민등록번호 처리 실태에 대한 사전 점검도 추진할 계획이다.
나아가 수익성 회복도 정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롯데카드의 당기순이익은 814억원으로 전년 대비 39.4% 감소했다. 주요 카드사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팩토링 채권과 홈플러스 구매카드 등에서 거액 부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대손비용 부담이 커진 영향이라는 분석이 많다. 홈플러스 관련 카드채권 793억원(구매카드 600억원·법인카드 193억원)에 대해서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165억원의 대손상각비가 반영됐다. 또 팩토링 채권 765억원이 연체되면서 같은 기간 260억원의 대손상각비가 발생했다.
여기에 카드 재발급과 부정 사용 피해 보상 등 고객 지원 비용 증가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의 제재 수위와 고객 이탈 여부는 향후 실적에 영향을 줄 변수다. 실제 롯데카드의 신용카드 사용 가능 회원 수는 지난해 6월 말 876만명에서 9월 말 839만명으로 약 4.2% 감소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정 신임 대표는 롯데카드 재직 경험으로 회사 내부 사정에 밝고, 조직의 특성과 전반적인 흐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안정적인 리더십으로 사이버 침해 사고 수습과 수익성 회복 등 마주한 당면 과제 해결 및 대내외 신뢰 회복을 이끌어 갈 적임자”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