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국제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선을 넘어섰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고조되자 시장에서는 ‘유가 200달러 시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미국 정부는 러시아산 원유 판매를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전략비축유 방출을 결정하는 등 에너지 시장 안정에 나섰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제 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9.22% 급등한 배럴당 100.46달러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역시 9.72% 상승한 95.7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국제 유가는 이번 주 초 장중 배럴당 120달러에 근접하며 단기간에 20% 넘게 폭등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종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한때 8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공격이 발생하고 이란 최고지도부가 해협 봉쇄를 이어가겠다고 밝히면서 전쟁 장기화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시장에서는 중동 지역 에너지 공급 차질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금융기관들도 유가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브렌트유 평균 가격이 배럴당 14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고, 맥쿼리 그룹은 해협 봉쇄가 수주간 지속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을 제기했다.
시장 불안이 커지자 미국 정부는 유가 급등을 막기 위해 안정 조치에 나섰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12일(현지시간) 제재 대상인 일부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 제품의 판매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새로운 일반 면허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0시 1분 이전 선박에 선적된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 제품은 오는 4월 11일까지 판매가 가능해진다.
이번 조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며 국제 유가가 급등한 데 따른 것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 부과된 에너지 제재를 일부 완화하는 조치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기존 공급량의 글로벌 도달 범위를 넓히기 위해, 미 재무부는 현재 해상에 묶인 러시아산 석유를 각국이 구매할 수 있도록 일시적인 승인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좁게 설계된 단기 조치는 이미 운송 중인 석유에만 적용되며, 러시아 정부에 유의미한 재정적 이익을 제공하지 않을 것”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이와 함께 전략비축유 1억7200만 배럴을 다음 주부터 약 120일에 걸쳐 방출하기로 하는 등 추가적인 유가 안정 대책도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