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80여일 앞두고 국민의힘이 공천 갈등으로 인한 내홍을 겪고 있다. 지도부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참여한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 절연) 결의문을 발표했지만, 후속 조치 여부를 둘러싼 이견은 여전한 상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천 신청 보류에 이어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까지 돌연 사퇴하면서 당내 갈등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혁신 공천 추진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공천 과정에서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느껴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다”면서 “제가 생각한 방향을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 위원장과 만나 대화를 나누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장동혁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퇴 관련 보고를 받은 후 바로 연락했지만 전화가 꺼져 있는 상태”라며 “연락이 되는 대로 이 위원장을 만나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정희용 사무총장도 “공관위원들과 대구·부산 공천 방식과 관련해 이견이 있었던 것 같다”며 “이 위원장을 만나 다시 모셔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선거 예비 후보들의 면접 일정은 그대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 위원장이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 지역에 공개 오디션을 통한 혁신 공천을 시도하려 했으나 일부 현역 의원들과 당내 조직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면서 갈등이 불거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오 시장과 장 대표의 정면충돌 양상 역시 이 위원장의 사퇴 배경으로 꼽힌다.
앞서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 8일까지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출마를 희망하는 후보들의 공천 신청을 받았지만 현역 서울시장인 오 시장은 신청하지 않았다. 대신 지도부의 ‘노선 변화’를 선결 과제로 제시했고, 당은 하루 뒤인 9일 의원총회를 열어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겠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의원 전원 명의로 발표했다.
이후 공관위는 12일 단 하루만 서울 지역 추가 접수를 받겠다며 오 시장의 신청을 기다렸다. 그러나 오 시장은 이번에도 공천 신청을 보류했다. 그러면서 지도부의 결의문 발표는 존중하지만 후속 조치가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당권파 인적 청산’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혁신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조기 출범’을 조건으로 내세우며 장 대표의 2선 후퇴를 요구했다.
오 시장은 “지도부가 절윤 결의문을 발표했지만 사실상 노선 변화가 없다”며 “결의문과 관련한 후속 조치 이행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장 대표가 윤리위원회 활동을 더 이상 진전되지 않는 선에서 정리하는 모습을 봤지만 그 정도는 노선 전환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적 쇄신을 위한 혁신 선대위 조기 출범을 지도부에 요구했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며 “당의 공천 스케줄과 절차는 존중하지만 지도부의 뚜렷한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후보 등록을 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불출마나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반면 지도부는 오 시장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혁신 선대위 출범이 당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뜻이라면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의원 전원의 뜻으로 채택한 결의문이 (오 시장에게) 존중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혁신 선대위가 혁신의 주체가 돼야 하지만 그 자체로 새로운 갈등이나 분열의 소재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인적 쇄신 요구와 관련해서도 “혁신은 리더십을 허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나온다”며 “지도부가 선거 과정에서 보여드릴 다양한 정책과 선거 시스템을 지켜본 뒤 종합적으로 판단해 달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