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관광 시장이 코로나19 이후 단순 회복을 넘어 구조적 확장 국면에 들어서면서 여행 수요가 지역으로 분산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증가한 외국인 관광객을 지방으로 유도하려는 전략과, 자연·계절형 콘텐츠를 찾는 수요 변화가 맞물린 결과다.
17일 야놀자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893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1750만3000명) 대비 8.2% 증가한 수준이다. 방문객은 아시아(1494만명)를 중심으로 미주(196만명), 유럽(131만명), 오세아니아(31만명) 등으로 확산되며 관광 수요가 전 세계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진은 한국 관광 시장이 회복 단계를 넘어 ‘구조적 팽창’ 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은 실제 여행 패턴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부킹닷컴이 숙소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부안·태안·삼척·보령 등 해안 지역과 포천·가평·원주 등 자연 기반 지역의 예약 증가율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제주 등 기존 핵심 관광지 중심에서 벗어나 자연경관과 지역 고유 콘텐츠를 갖춘 중소 도시로 수요가 이동하는 모습이다.
특히 서해·동해안 중심 해안 관광지와 수도권 인근 근교 여행지가 동시에 부상한 점이 특징이다. 짧은 일정의 근거리 여행과 체험형 자연 관광 수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부여 등 역사·문화 자원을 결합한 지역도 포함되며 여행 유형 역시 다변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공공 부문도 이러한 변화에 맞춰 지역 관광 확산에 힘을 싣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경상남도, 경남관광재단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봄꽃여행은 경남’ 캠페인을 추진하며 계절형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웠다. 벚꽃에 집중됐던 기존 봄 관광을 철쭉·수국 등으로 확장해 지역 전반으로 관광 수요를 분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서울·부산 등 주요 거점에서 출발하는 경남 봄꽃 투어 상품을 운영하고,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와 연계한 판매 채널도 확대했다. 진해 군항제, 황매산 철쭉제, 고성 수국 축제 등 지역 축제를 묶어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대만·중국 등 주요 시장을 겨냥한 온라인 홍보와 해외 언론·인플루언서 초청도 병행된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와 함께 여행 수요가 ‘핵심 도시 집중’에서 ‘지역 분산’으로 전환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자연·계절·체험 중심 콘텐츠를 갖춘 지역들이 새로운 관광 축으로 부상하면서, 지방 관광 활성화 여부가 향후 관광 산업 경쟁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