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공천 갈등’ 내홍 격화…공관위·중진 충돌 속 지도부 리더십 시험대

野, ‘공천 갈등’ 내홍 격화…공관위·중진 충돌 속 지도부 리더십 시험대

국힘 공관위, 현역 충북지사 컷오프 확정…김영환 “민심 막을 수 없어”
이정현, 대구 중진들 향해 “새로운 길 열기 위한 결단 필요”
장동혁 “충북·대구 우려 알고 있어…공정한 경선 기대”

기사승인 2026-03-20 17:25:40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쿠키뉴스 자료사진

오는 6·3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와 당내 중진들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컷오프(공천 배제) 당한 현역 도지사의 항의 삭발에 이어 중진 의원의 ‘탈당설’까지 불거진 가운데, 이를 진화하기 위한 지도부의 대응 방안이 향후 당내 결속의 분수령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공관위는 주요 지역의 지방선거 경선 방식을 확정했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북·충북’ 지역의 경선 일정을 발표했다. 

경북의 경우 김재원 최고위원이 예비 경선을 통과해 현역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맞붙는다. 이 위원장이 전날 김 최고위원 등 경북지사 예비후보들이 요청한 ‘본경선 일정 연기’를 받아들이면서, 이 지사와 김 최고위원의 본경선은 4월 중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현역 김영환 충북지사가 컷오프 당해 논란이 된 충북의 경우에도 김 지사의 컷오프가 그대로 확정됐다. 대신 김수민 전 의원, 조길형 전 충주시장, 윤갑근 변호사, 윤희근 전 경찰청장 등 김 지사 이외에 공천을 신청했던 4명 모두가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다만 김 지사가 컷오프 결정에 여전히 반발하고 있어 무소속 출마 여부가 변수로 꼽힌다.

앞서 김 지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삭발을 하는 영상을 올리며 “저를 컷오프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충북도민들”이라면서 “민심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누가 감히 누구의 목을 치려고 하는 것인가”라며 이 위원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 지사 외에도 조 전 시장 역시 공관위의 행보에 반발하며 최근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사퇴서를 제출했다. 조 전 시장은 “며칠간의 상황을 지켜보면 지금의 당은 더 이상 제가 사랑하던 당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도민들이 아닌 다른 이들에게 공천을 구걸하는 것은 구차한 일”이라며 예비후보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23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공천 혁신 서약식에서 서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 텃밭인 대구의 경우 갈등은 더욱 심각하다. 이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한 중진 후보들의 컷오프 의사를 밝히면서, 정치권에서는 주호영 의원의 탈당설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중진 컷오프’ 방침을 꺾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 교체 없이는 미래도 없다. 배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인재에게 길을 열기 위한 결단”이라면서 “같은 인물, 방식, 경쟁으로는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거듭 말하지만 배제가 아닌 세대교체이자 정치의 문을 넓히는 것이다. 지역민은 변화를 원하고 있다”며 “정치는 위기의 순간마다 판을 바꿔왔고 그 결단이 역사를 움직였다.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라고 소리 높였다.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확산되자 결국 지도부도 수습에 나섰다. 장동혁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관위 출범이 다소 늦었지만 속도감 있게 공천을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대구와 충북 경선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저도 걱정하는 목소리를 빠짐없이 경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더 이상 갈등이 커지면 안 된다. 공천의 과정은 공정해야 한다”며 “이 위원장이 해당 지역의 정서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공정한 경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당 대표로서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경선이 되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당 안팎에서는 장 대표가 이 위원장의 사퇴를 만류하며 ‘공천 전권’을 재차 부여한 만큼, 중진 의원들에 대한 컷오프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이 위원장의 행보가 장 대표에게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이 위원장의 말처럼 새로운 후보가 등장해 지방선거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공관위가 지금처럼 움직인다면 당내 화합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대구 중진들이 탈당할 경우 ‘3자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지방선거 이후를 위해서라도 지도부의 조율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전재훈 기자
jjhoon@kukinews.com
전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