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쇄신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전면에 나섰다. 회장단 회의와 타운홀 미팅을 연이어 주도하며 조직 정상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31일 전국상의 회장단 회의를 주최한다. 해당 회의는 정기적으로 열리는 비공개 회의지만, 쇄신안 제시 이후 열린다는 점에서 대내외의 관심이 집중된다.
최 회장은 다음 달 2일 타운홀 미팅도 개최한다. 구성원들로부터 쇄신안에 대한 의견을 직접 수렴하기 위한 자리로, 타운홀 미팅은 최 회장이 직접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 내부 소통을 강화하고 쇄신 동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 회장이 전면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 불거진 각종 논란이 있다. 대한상의는 지난 2월 영국 이민컨설팅사의 자료를 인용, ‘상속세수 전망 분석 및 납부 방식 다양화 효과 연구’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지난해 한국을 떠난 고액 자산가가 2400명이라며 상속세 부담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실제 통계와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이재명 대통령은 SNS를 통해 이를 ‘가짜뉴스’라고 비판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예산 집행 적정성 논란도 이어졌다. 대한상의는 지난해 경북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의 부대행사인 CEO 서밋을 주관했다. 이 과정에서 대한상의가 꾸린 추진단의 실무자가 호텔에 실제 비용보다 더 많은 비용을 청구하도록 한 뒤 차액을 자신의 계좌로 입금하도록 요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실제 입금으로 이어지지 않아 미수에 그쳤으나 행사 전반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산업통상부는 두 가지 논란에 대한 감사를 진행, 대한상의에 결과를 통보했다. 대한상의는 감사 결과를 수용, 책임자들을 해임 또는 면직 처리한다고 밝혔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도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해 의원면직 처리됐다.
사태 수습 이후 대한상의는 몸을 낮춘 채 쇄신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경제 정책을 제시하던 보도자료를 줄이고, 주관 행사를 중단하는 등 쇄신에 집중하고 있다. 신뢰 회복을 위해 △전문성 강화 △사회적 책임 재정립 △조직문화 혁신 등에 힘을 쏟고 있다.
다만 중동발 경제 위기로 산업계 전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대한상의의 역할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급망 위기로 인해 정유와 석유화학은 물론 전 산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으며, 원유·나프타·요소·에틸렌·헬륨가스 등의 수급도 불안정해졌다. 일부 업계는 비상 운영 체제에 돌입했다.
이 같은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한상의의 조속한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대한상의는 그동안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여러 제안을 해왔다”며 “정확한 데이터를 토대로 대한상의가 정부에 대안을 제시하고 필요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재열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대한상의는 우리나라 경제계에서 맡고 있는 역할이 크다”며 “쇄신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얼른 조직을 정비해 국내 상공인의 대변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