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살리고 AI 얹는다…정용진 ‘이마트 2.0’ 승부수 통할까

오프라인 살리고 AI 얹는다…정용진 ‘이마트 2.0’ 승부수 통할까

현장경영 확대…점포 혁신으로 본업 경쟁력 강화 시도
리플렉션 AI와 데이터센터 구축으로 AI 전환 본격화
“유통사업과 시너지 창출”…실제 성과 이어질지 주목

기사승인 2026-03-30 17:05:31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스타필드 청라 건설 현장을 찾아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 신세계 제공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현장경영을 앞세워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동시에 AI 기반 ‘이마트 2.0’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점포 혁신과 데이터 기반 운영을 결합한 ‘투트랙 전략’으로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 대응하려는 가운데, 이 같은 전략이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이마트 트레이더스·스타필드마켓 등 핵심 채널을 중심으로 현장경영을 강화하며 ‘본업 경쟁력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황 둔화 속에서도 점포 확장과 차별화 전략을 병행하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현장 행보는 더욱 빨라졌다. 정 회장은 지난 1월6일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을 시작으로 네 차례 현장을 직접 찾으며 점포 운영과 전략 점검에 나섰다. 특히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은 이마트 매출 1위 점포로,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스타필드 DNA’를 접목한 점포 혁신 사례를 강조하며 본업 경쟁력 회복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어 같은 달 16일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에 위치한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패러다임 시프트’를 재차 강조했다. 정 회장은 “고객이 찾아오길 기다리는 것을 넘어 고객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전환이 필요하다”며 기존 유통 방식에서 벗어난 체질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단순 쇼핑 공간을 넘어 지역 커뮤니티로 기능하는 복합 공간으로의 진화를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메시지는 신년사에서도 일관되게 드러난다. 정 회장은 올해 경영 방향으로 ‘패러다임 시프트’를 제시하며, 고객 중심 사고를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는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에도 2월 ‘트레이더스 구월점’, 3월 ‘스타필드 청라’ 건설 현장을 방문하며 점포 운영과 미래 사업 점검에 나섰다. 특히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조성 중인 스타필드 청라에서는 돔구장, 호텔, 쇼핑몰, 인피니티 풀 등을 결합한 초대형 복합 레저테인먼트 시설 구축 상황을 점검하고, 안전 중심의 공사 진행을 당부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주요 사업장을 직접 점검하며 본업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중심의 성장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며 “첫 현장 경영인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부터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 트레이더스 구월점, 스타필드 청라 등 새로운 컨텐츠가 담긴 상징적인 매장 방문을 통해, 고객에게는 지속적인 공간 혁신 의지를 전달하고 임직원에게는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이어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시간 3월 16일 신세계그룹과 리플렉션 AI의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MOU’ 행사에서 좌측부터 이오안니스 안톤글루 리플렉션 AI 공동창업자이자 현 CTO,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 AI 공동창업자이자 현 CEO,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임영록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사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신세계 제공

리테일 AI 풀스택 구축…‘이마트 2.0’ 전환 본격화

정 회장이 강조하는 ‘패러다임 시프트’는 단순히 점포 형태나 공간 구성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고객 경험 중심의 오프라인 혁신과 함께, 운영 전반을 AI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그룹은 ‘패러다임 시프트’를 구체화하는 핵심 수단으로 AI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미국 AI 기업 ‘리플렉션 AI’와 협력해 국내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이마트 2.0’ 전환을 본격화하는 것이다. 현장경영을 통한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와 AI 기반 운영 혁신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신세계의 ‘패러다임 시프트’가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세계그룹과 리플렉션 AI는 전력용량 250MW 규모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클라우드와 맞춤형 AI 솔루션을 결합한 ‘풀스택 AI 팩토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인프라 투자를 넘어 유통 전반의 운영 방식을 AI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신세계는 그동안 축적한 고객 데이터와 오프라인 접점 인프라를 기반으로 ‘리테일 AI 풀스택’을 구축해 상품 기획, 재고 관리, 물류·배송까지 전 과정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수요 예측 기반 재고 효율화와 물류 최적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꾀하는 한편,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과 결제·배송까지 연결되는 ‘AI 커머스’ 구현에도 나설 계획이다.

다만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합작법인(JV) 운영 계획이 아직 명확히 제시되지 않은 데다, 부지 확보 등 초기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온·오프라인 전반에 흩어진 데이터를 통합해 ‘리테일 AI 풀스택’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기술적 난이도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재무 부담도 변수다. 이마트의 지난해 말 기준 총 차입금은 5조3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반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별도 기준 1023억원 수준에 그쳐 순차입금 부담이 적지 않다. 부채비율 역시 145% 수준으로, 향후 투자 확대 국면에서 재무 안정성 관리가 주요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아직 사업 초기 단계라 투자 규모와 투자 회수 예상 기간 등은 구체화되지 않았다”며 “기존 사업에 AI를 적용해 고도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넘어서는 AI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자 데이터센터 건립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 가장 믿을 만한 AI 클라우드 사업자’로 도약을 위해 새로운 사업을 벌여 미래 성장을 이루고자 하며 동시에 기존 유통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