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버티기 대출’ 막는다…세입자 있을 때만 예외 허용

다주택자 ‘버티기 대출’ 막는다…세입자 있을 때만 예외 허용

기사승인 2026-04-01 10:40:37 업데이트 2026-04-01 13:11:56
쿠키뉴스 자료사진

앞으로 다주택자는 수도권·규제지역 내 아파트를 담보로 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만기연장이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다만 임차인이 있는 경우 등 불가피한 사유에 한해 예외적으로 연장이 허용된다. 사실상 대출을 끊어 매물 출회를 유도하되, 임대차 관계가 얽힌 경우에만 유예를 주는 구조다.

금융위원회는 1일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그간 만기 도래 시 별다른 제한 없이 연장이 가능했던 관행을 바꿔, 다주택 여부를 기준으로 연장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상은 2주택 이상을 보유한 개인 및 임대사업자로, 세대 기준 주택 수를 합산해 판단한다.

다만 임차인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된다. 정부는 발표일(4월 1일) 기준 유효한 임대차계약이 있는 주택에 한해 계약 종료 시점까지 만기연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기존 임차인과 계약을 연장한 경우(묵시적 갱신 포함)는 연장된 계약 종료일까지, 신규 임차인과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신규 계약 종료일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다만 발표 이후 임의로 계약을 갱신한 경우는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예외 적용 범위도 일부 보완됐다. 시행 전인 4월 16일까지 이뤄진 묵시적 갱신이나, 발표일로부터 4개월 내 종료되는 계약에 대한 갱신청구권 행사에 대해서는 갱신 계약 종료일까지 연장이 허용된다. 그 외에는 기존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만 인정된다.

임차인 외에도 매매계약이 이미 체결된 주택, 상속·경매 등 불가피하게 취득한 경우,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최초 매입 등은 예외 사유로 인정된다. 다만 관련 증빙을 제출하고 금융회사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반면 증여 취득 주택은 예외 대상에서 제외된다.

당국은 이번 규제로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주택자 만기 일시상환 주담대는 약 1만7000가구(4조1000억원) 규모로, 이 중 올해 만기 도래 물량은 약 1만2000가구(2조7000억원)로 추산된다.

이와 함께 무주택자의 매수 여건도 일부 완화된다. 무주택자가 연말까지 해당 주택에 대해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고 일정 기간 내 취득하는 경우, 실거주 의무를 임대차계약 종료 시점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이른바 ‘세입자 낀 매물’ 거래를 가능하게 해 시장 내 매물 소화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정책은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대출 관행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속도를 낸 조치다. 이 대통령은 최근 “집값 안정을 위해 투기 목적의 다주택 보유에 금융 혜택이 이어지는 구조는 바뀌어야 한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발언하며 규제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조치 역시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억제하겠다는 정책 방향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김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