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동 리스크로 인한 소비자 피해 보호와 민생 경제 및 경기 회복을 위한 ‘돈 풀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투자업계는 과거 추경이 증시 회복을 견인했던 점에서 급격한 변동장을 탈피할 수 있을지에 주목한 상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증시는 높은 변동장세를 이어가면서 하락 국면에 진입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2월말 6244.13에서 이날 종가 기준 5478.70으로 12.25% 급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도 1192.78에서 1116.18로 6.42% 줄었다.
국내 증시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올해 들어 역사상 유례없는 극심한 변동장을 겪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지난 2월부터 매도 사이드카 6회, 매수 사이드카 5회를 포함해 총 11번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지난달 9일에는 주가 급등락 시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서킷브레이커도 함께 발동됐다. 코스닥시장에서도 매수 사이드카 5회, 매도 사이드카 2회 등 총 7번의 사이드카가 발동된 바 있다.
국내 증시 변동장이 본격화된 시점은 지난 3월부터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전개하면서 중동 지역 전운 고도화에 따른 여파로 분석된다. 특히 이란이 중동 지역 원유 수출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해 수출 중심 대형주로 구성된 국내 증시에 타격을 줬다. 중동 리스크가 현실화된 시점부터 국내 증시는 중동 전운 양상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중동 리스크는 국내 증시뿐 아닌 에너지, 해운 물류, 금융시장 등 경제 전반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 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배럴당 118.35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3월 한 달 동안 63% 치솟은 수치로 지난 2022년 6월16일 이후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도 고환율로 분류되던 1450원 중반을 훌쩍 넘어선 1500원대로 뛰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1일 1535.9원까지 치솟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만 최고가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중동 지역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대안책을 정부 차원에서 선보인 셈이다. 추경의 총 규모는 26조2000억원으로 반도체 경기 호황과 증시 호조 등에 따른 초과세수 25조2000억원, 기금 자체재원 1조원을 활용해 추가 국채 발행 없이 마련됐다. 이는 단일 추경 기준으로 2009년 금융위기 당시 28조4000억원 편성 이후 최대 규모다. 예산안은 고유가 부담 완화(10조1000억원), 민생 안정(2조8000억원), 산업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9조7000억원), 국채 상환(1조원) 등에 지출될 예정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현금과 비슷하게 쓸 수 있는 직접 지원금이 꼽힌다. 정부는 유가·물가 상승의 영향이 광범위한 점을 고려해 소득 상위 30%를 제외한 모든 국민에게 지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고유가 부담 완화에 설정된 예산 중 총 4조8000억원을 투입해 국민 1인당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60만원의 지역화폐형 지원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정부의 추경이 증시 변동성을 완화해 투자심리를 제고할 것으로 기대한다. 추경 편성 목적이 경기 하방을 방어하겠다는 정부의 굳은 의지를 내비치기 때문이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부와 여당은 이달 중 전쟁 추경 편성과 집행에 착수할 예정이다”라며 “지난 2009년 이후 추경 결의일 90일 뒤 국내 증시 투자 성과는 코스피 8.4%, 코스닥 4.7% 상승한 바 있다. 긍정적인 주가 영향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경기부양과 소비쿠폰 발행 목적으로 편성된 첫 번째 추경(31조8000억원)이 국회를 통과됐던 지난 7월4일 코스피는 3054.28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90일이 지난 지난해 10월2일 코스피는 3549.21로 마감해 추경 국회 통과일 이후 16.20% 상승했다. 당시에도 이스라엘의 이란 중수로 폭격 등 중동 지역 리스크가 존재했으나, 대규모 추경에 따른 내수 회복 및 유동성 확대 기대감과 증시 상승 마중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었다. 현금성 성격의 직접 지원금과 같은 소비유도 정책은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효과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