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수도권 주담대 연장 금지…시장 매물 늘릴까

다주택자 수도권 주담대 연장 금지…시장 매물 늘릴까

기사승인 2026-04-01 17:25:36
서울 강북지역 아파트들의 모습. 쿠키뉴스 자료사진

정부가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 및 규제지역 아파트의 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금지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면서도 동시에 전세 매물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1일 금융위원회는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오는 17일부터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 및 규제지역 아파트의 담보대출 만기 연장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다주택자에 대한 혜택 축소 필요성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2월 자신의 SNS에서 “양도세까지 깎아주며 수년간 기회를 줬는데도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그들에게만 대출 연장 혜택을 추가로 주는 것이 공정한가”라고 비판했다.

정부 방침에 따르면 다주택자와 임대 사업자가 보유한 수도권 및 규제지역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은 원칙적으로 불허된다. 당국은 이번 조치를 통해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주택자의 만기 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약 1만7000가구(4조1000억원)로, 이 중 올해 만기 도래 물량은 약 1만2000가구(2조7000억원)로 추산된다.

다만 정부는 일부 예외를 두기로 했다. 다주택자 여부를 판단할 때 매도 계약이 체결된 주택, 어린이집,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등 규제 적용이 곤란한 경우는 주택 수에서 제외한다. 또한 주택을 즉시 매도하기 어려운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만기 연장을 허용할 예정이다.

특히 임차인 보호를 위해 발표일(1일) 기준으로 유효하게 체결된 임대차 계약은 종료 시점까지 만기 연장을 허용한다. 아울러 무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올해 12월31일까지 허가 관청에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고, 허가일로부터 4개월 내 취득할 경우에는 실거주 의무를 임대차 계약 종료 시점까지 유예한다. 이를 통해 다주택자의 신속한 매물 출회를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매물 출회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담보대출 만기 연장 등을 통해 다주택 보유를 유지해 온 이들이 앞으로 만기가 도래하면 현금 상환이나 매각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전세를 끼고 여러 채를 보유한 현금 여력이 부족한 레버리지 투자자, 만기 일시상환 비중이 높은 차주, 금리·보유세·공실 부담이 누적된 비핵심 지역 다주택 보유자들의 매도 압박이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출 만기가 도래하면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매물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서울 외곽 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는 대출 의존도가 높아 매물 증가와 함께 가격 하락 또는 조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세 매물 감소할 수 있어

다만 전문가들은 전세 매물 감소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시사하면서 전월세 매물이 이미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 1월1일 2만3060건, 월세 매물은 2만1364건으로 총 4만4424건이었으나 이날 전세 1만5735건, 월세 1만4795건으로 총 3만530건으로 감소했다.

송 대표는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가 제한되고 대출 여건도 악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관망을 하게 된다”며 “이에 따라 임대 물량이 줄어들고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을 무주택 실수요자가 매입할 경우, 임대시장에서는 매물 감소와 임대 수요 감소가 동시에 발생한다”며 “이 과정에서 임대 매물 감소 심화와 가격 변동을 일부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이유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