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7%를 넘어선 가운데 이달부터 추가 상승 압력까지 겹치며 차주 부담이 빠르게 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31일 기준 연 4.42~7.02% 수준으로 나타났다. 고정형 금리 상단이 7%를 넘긴 것은 2022년 10월 이후 약 3년 5개월 만이다. 불과 두 달 전인 1월 중순(연 4.13~6.29%)과 비교하면 상단 기준으로 약 0.7%포인트(p) 오른 셈이다.
이번 금리 급등의 결정타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 격화로 국제유가가 오르자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했고, 그 여파로 채권 금리가 급등했다.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2월 말 3.57%에서 3월 말 4.05%까지 치솟았다. 중동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 2월27일(3.57%)과 비교하면 0.48%p가량 뛰어올랐다.
여기에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으로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이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되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한층 꺾였다. 신 후보자가 금리 인상에 신중한 입장을 밝혔음에도, 시장에선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금리 상방 압력을 키우는 분위기다.
금융권에선 금리 상승의 직격탄이 이른바 ‘영끌족’에게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초저금리였던 2020~2021년 주담대를 받아 집을 산 차주들이 올해부터 5년 고정금리 종료에 따라 순차적으로 금리 재산정 구간에 들어서고 있어서다. 여기에 가계부채 증가율을 1.5%로 조이는 총량 규제가 더해지면 금융권의 대출 여력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체감하는 대출 문턱은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달부터 시행되는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출연요율 개편도 부담 요인이다. 2억4900만원을 넘는 고액 장기·고정금리 주담대에는 출연요율 인상에 따라 가산금리가 최대 0.25%p까지 붙을 수 있다. 대출 규모가 클수록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한정된 대출 총량 안에서 수익성을 보전해야 하므로, 금리를 높여 손익을 방어하려 할 수밖에 없다”며 “대외 변수와 당국의 주담대 규제 기조를 고려할 때, 당분간 금리가 7%대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 역시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다 보니 대출금리도 지금으로선 내려갈 여지가 없다”며 “현재 흐름이 이어지면 주담대 금리가 7%대를 훌쩍 넘길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 입장에서는 제한된 총량 내에서 실적을 맞춰야 하는 만큼 연초부터 가용 한도를 서둘러 채우려는 유인이 크다”며 “연말로 갈수록 대출 공급이 부족해지는 ‘대출 절벽’이 재현될 수 있어, 실수요자라면 대출 실행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