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원유·나프타 수급이 흔들리면서 포장재와 종량제봉투 등 생활 밀착 품목까지 공급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관련 규제를 한시적으로 풀고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3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공급망 병목 해소를 위한 규제 개선방안을 확정했다. 에너지에서 시작된 공급망 불안이 식품·의약품 포장재, 종량제 봉투 등으로 확산되는 상황을 반영한 조치다.
이번 대책은 수입·생산·유통 전 단계의 절차를 단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총 13개 과제 중 8개는 즉시 시행하고, 나머지 5개도 2주 내 관련 규정 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수입 단계에서는 화학물질 도입 절차가 간소화된다. 페인트 원료 등 수급 우려가 있는 일부 물질은 유해성 시험 대신 시험계획서 제출로 대체해 통상 3개월 걸리던 절차를 줄인다. 원유와 나프타 등 주요 자원은 입항·하역 전 통관 절차를 완료해 도착 즉시 제조공정에 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중동발 수입 물품은 호르무즈 해협 우회에 따른 운임 상승분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다. 특히 시행일 전에 운임이 급등한 부분도 소급 적용된다. 중동 수출 유턴 화물은 선별검사 최소화 등 통관특례를 부여한다.
생산·유통 단계에서는 생활 밀착 품목 대응이 강화된다. 종량제 봉투는 품질검수 기간을 기존 10일에서 1일 이내로 단축하고 지방정부 간 재고를 재배분하는 체계를 마련한다. 식품과 위생용품은 포장재에 직접 인쇄하던 표시 규제를 완화해 스티커 부착을 허용한다. 수액제, 생리대 등 의료용품은 포장재 원료 허가 변경 시 심사 패스트트랙을 적용하고 제조소 변경에 따른 현장 점검을 서류 심사로 대체한다.
수급 불균형 대응을 위한 조치도 병행된다. 아스팔트는 긴급 보수에 우선 공급하고 일반 도로 공사는 연기하도록 지도한다. 차량용 요소는 기업 간 재고를 연결해 부족 물량을 보완하고, 비료용 요소는 농협을 중심으로 공급 물량을 조정한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이번 규제 유예 조치들은 한시적으로 적용한다”면서도 “비상 상황이 종료되면 규제특례 조치의 효과와 부작용을 면밀히 살펴 규제 필요성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입지·조달·절차 등 첨단전략산업 투자 제도개선 추진방안과 공공기관의 ‘숨은 규제’ 251건을 정비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세종=김태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