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 실적 부진 속 ‘환원’ 승부수… 김병관 의장 지배력도 강화 [게임사 생존법]

웹젠, 실적 부진 속 ‘환원’ 승부수… 김병관 의장 지배력도 강화 [게임사 생존법]

10%대 자사주 소각 결정, 상법 개정 전 선제적 대응
김병관 의장 지분율 31%대 안착 전망…주주환원과 실리 ‘일석이조’

기사승인 2026-04-06 06:00:10
웹젠 CI. 웹젠 제공

웹젠이 본업에서 실적 둔화라는 악재 속에 ‘자본 정책’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규모 자사주 소각과 고배당을 통해 주가 부양과 주주환원을 동시에 노리는 한편 최대주주 지배력까지 강화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웹젠은 보유 중인 자사주 15.99% 중 약 66%에 해당하는 363만4309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이는 발행주식 총수 기준 약 10.5%에 달하는 대규모 물량이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5.5% 급감하며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단행된 결정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각을 두고 웹젠이 자본시장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상법 개정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기업가치 제고 의지를 드러낸 행보라는 평가다. 웹젠은 과거에도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여왔지만 이번처럼 10%를 넘는 대규모 소각은 이례적인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웹젠은 비과세 특별배당을 포함한 203억원 결산배당안을 상정하고 165억원의 특별배당을 추가 지급할 예정이다. 웹젠의 시가배당률은 5.1%로 올라섰으며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고배당기업 요건도 충족하게 됐다.

김병관 의장, 지분율 30%대로 상승 전망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번 소각이 최대주주인 김병관 의장에게 미치는 영향이다. 김 의장은 지난해 12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복귀하며 경영 전면에 나선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김 의장의 웹젠 지분율은 28.6%다.

자사주 소각이 완료돼 전체 발행주식 수(분모)가 10.5%가량 줄어들면 김 의장의 보유 주식 수(분자)는 그대로임에도 지분율은 자동으로 상승하게 된다. 소각 후 김 의장의 지분율은 기존 28.6%에서 약 31.9%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실질적으로 지배력을 3.3%p가량 높이면서도 취득세나 증여세 등 추가 비용 부담이 없는 방식이다. 

앞서 웹젠은 지난해 2월에도 보유 중인 자기주식 35만주 가량을 소각하며 김 의장의 지배력을 높인 바 있다. 이후 김 의장이 5월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을 추가 확보하면서 지분율은 27.3%에서 28.6%로 상승했다. 이번 소각까지 반영되면 김 의장은 안정적인 30%대 지분율을 확보하게 된다.

주주환원과 지배력 강화 사이

자사주 소각과 고배당은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강력한 수단이지만 웹젠에는 비용 부담 없는 경영권 안정이라는 ‘실리’까지 안겨준 묘수가 됐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행보를 본업의 위기를 자본 전략으로 돌파하려는 일종의 ‘시간 벌기’로 해석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뮤’ IP 의존도를 탈피하려는 체질 개선 시도가 아직 뚜렷한 숫자로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웹젠의 주가는 팬데믹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24년 8월 1만947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본업 정체와 맞물려 2일 기준 1만2150원대까지 밀려난 상태다. 환원 정책만으로는 주가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 규모를 확대할 때마다 주가 반등이 나타나지만 실적 및 개발력 부진으로 완만한 하락세가 지속된다”며 “준비 중인 신작들의 출시 불확실성 해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자사주 소각과 고배당이라는 ‘자본 전략’이 단순한 주가 방어를 넘어 재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을지는 향후 신작 성과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강화된 지배력을 기반으로 웹젠이 ‘포스트 뮤’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웹젠 관계자는 “이번 배당 확대 및 자사주 소각은 정부 시책에 맞춘 주주환원”이라며 “주주환원과 함께 사업 경쟁력 강화에도 지속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송한석 기자
gkstjr11@kukinews.com
송한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