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는 ‘Yi’ 박씨는 ‘Bak’으로…성씨 로마자 표기 표준안 마련

이씨는 ‘Yi’ 박씨는 ‘Bak’으로…성씨 로마자 표기 표준안 마련

기사승인 2009-06-25 18:02:01


[쿠키 문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박찬호 선수의 영문 이름은 ‘Chan Ho Park’이고, 프로골퍼 박세리 선수의 이름은 ‘Se Ri Pak’이다. 같은 박(朴)씨지만 영문 표기는 다르다. 이들만 그런게 아니다.

실태조사에 의하면 국내에서는 박씨 성을 가진 사람의 96% 가량이 성씨를 ‘Park’으로 쓴다. 하지만 ‘Bak’ ‘Pak’‘Pack’‘Bag’ 등 다른 표기도 10개가 넘는다. 다른 성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하지만 성씨 표기는 워낙 민감한 문제여서 정부도 2000년 로마자 표기법 개정 때 성씨에 대해서는 별도로 정한다는 규정을 뒀지만 논란 끝에 논의를 중단했다. 그러던 정부가 최근 성씨 로마자 표기에 대한 정비에 착수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25일 오후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성씨 로마자 표기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국립국어원 정희원 어문연구팀장은 우리나라 모든 성씨의 표기 시안을 제시하며 논의의 물꼬를 텄다. 시안은 김씨는 ‘Kim’, 이씨는 ‘Yi’, 박씨는 ‘Bak’으로 제시했다. 정씨는 ‘Jeong’, 최씨는 ‘Choe’, 조씨는 ‘Jo’, 강씨는 ‘Kang’으로 제시했다.

정 팀장은 “시안은 로마자 표기법의 규칙을 따르되 부득이한 경우 최소한의 예외를 인정한 것으로 논의의 단초를 제공한 것”이라며 “각계각층의 의견을 활발히 수렴해 원칙과 현실을 잘 조화시킨 표준 표기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화부는 연내에 표준안을 마련해 주요 역사인물이나 여권 신규발급, 출생신고서 등 공문서 작성 등에 표준안을 적용할 방침이다. 문화부 관계자는 “표준안은 논의 과정에 따라 한 개 성씨에 복수의 표기법도 허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표준안이 현실적으로 모두를 만족하게 할 수 없는데다 개인의 선택권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하는 여론도 있어 표준안 연내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라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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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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