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이 생겼어요] 어린이집 조리사

[명함이 생겼어요] 어린이집 조리사

기사승인 2009-07-17 18:45:00


서울 봉천동 해오름 어린이집에서 조리사로 근무하는 권순민(41·서울 신림동)씨. 결혼 전까지 건설사 사무실에서 일했고 결혼 후에는 살림과 두 아들을 키우는 데만 매달렸다. 현재 중3, 중1인 두 아들이 초등학교 5학년, 3학년이 되던 2005년, 권씨는 "슬슬 내 일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집 근처 남부여성발전센터에서 한식조리사 자격증반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신청했다.

요리는 주부가 도전하기 쉬운 분야고, 원래 요리를 좋아했거든요. 요리를 하며 돈을 벌 수 있다니 얼마나 좋아요."

권씨는 교육 3개월 만에 한식조리사 필기·실기 시험에 모두 합격했다. "새벽 1시까지 공부해도 힘들지 않고 오랜만에 뭔가에 매진하니 신이 났어요. 합격한 뒤 '엄마 한 번에 붙었다'고 자랑했을 때 감탄하던 아들들 표정에 뿌듯했던 게 안잊혀지네요."

몇 달후 센터의 소개로 결원이 난 어린이집에 취직했다. 20여명의 소규모라 벅차지 않았고 오후 2시면 퇴근할 수 있어 월 50여만원의 보수가 불만스럽지 않았다. 당시 권씨는 퇴근 후 시간을 이용해 지역 복지 센터에서 양식 중식 등 요리를 더 배웠고 제과기능사 자격증도 땄다.

올해 초 지금의 어린이집으로 옮겨온 뒤로는 오후 4시 퇴근에 월 80여만원을 받고 있다. "일 끝나고 30분 걸려 집에 가면 5시에 하교하는 아들들 간식도 챙겨줄 수 있다"며 권씨는 만족해 한다. 60여명분(교사 포함)의 식사와 오전·오후 간식 준비를 혼자 하기에는 만만찮을 듯 한데 권씨는 "시설이 클수록 설비가 잘 갖춰져 있고 식단과 식자재도 미리 정해져 있어 신경쓸 필요가 없다"면서 "한식조리 자격을 딸 정도로만 훈련됐다면 특별히 어려울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어린이집 조리사는 영유아가 40∼79명 시설은 1명, 그 이상이면 80명마다 1명씩을 더 둬야 한다. 법적 자격 제한은 없지만 대부분 기관들이 한식조리사 자격을 기본으로 요구하는 추세. 한식조리사 자격 취득 과정은 대부분 여성인력센터에 개설돼 있다. 보통 3개월 과정에 비용은 10만∼30만원대. 서울 남부(02-802-0922)와 춘천(033-243-6474) 등 급식조리사 과정으로 특화해 운영하는 곳들도 있다.

황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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