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친정부 방송해도 정부에 도움 안돼""

"김인규 "친정부 방송해도 정부에 도움 안돼""

기사승인 2009-12-05 14: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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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김인규(59) 신임 사장은 5일 "KBS 정도의 방송이 친정부 방송을 하기도 어렵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도 정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날 KBS 시청자센터, 아나운서실 직원들과 함께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서 '사랑의 연탄 나르기' 봉사활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친정부 방송에 대한 우려의 질문은 지난 사장 면접 때도 많이 받았다"며 "그러나 기본적으로 KBS는 공정한 보도를 해주는 것이 시청자나 현 정부를 위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30년간 공영방송 기자로서 일하며 직접 느낀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취임한 김 사장이 기자들과 만난 것은 처음이다.

김 사장은 지난 3일로 예정됐던 대시청자 담화를 연기한 것에 대해서는 "사실 총파업 투표가 가결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부결됐기 때문에 그 상태에서 내가 담화를 하면 너무 오만하게 비칠 것 같아 잠시 미뤘다"며 "담화에서는 공영방송 책임자로서 시청자에게 어떤 방송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KBS 노조는 김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총파업 찬반 투표를 벌였지만 재적 과반수의 찬성을 얻지 못해 지난 2일 부결됐다.

당시 찬성률은 48%였다.이에 대해 김 사장은 "KBS 조직원들에게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조직을 믿고 맡길 테니 한번 잘해봐 달라는 기대감을 읽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투표 부결 후 노조위원장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고, 노조가 사측을 상대로 공정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끌어내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날 90여 명의 직원과 함께 연탄 3천200장을 나르는 봉사활동을 펼치며 KBS 직원들이 시청자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갈 것을 주문했다.

KBS 직원들은 주말을 이용해 본부별로 시청자 봉사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그는 "오늘 많은 직원이 함께 봉사활동을 해 흐뭇하다. 앞으로도 기회가 될 때마다 할 것"이라며 "그러나 그에 앞서 프로그램을 통해 확실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도록 할 것이며 연초 개편을 통해 이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KBS는 지난 1년여 미디어 비평프로그램, 시사 프로그램이 약화했다는 지적을 안팎으로 받았다.

또 진보적인 색깔의 MC 김제동을 전격 교체한 것을 두고는 정치적 배경 의혹이 제기되며 지난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칼날이 무뎌졌다'는 것은 다분히 주관적인 평가라고 생각한다. 젊은 사람의 관점이 있으면, 나이 든 사람의 관점도 있다. 공영방송은 그들 모두의 관점을 골고루 수용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영방송은 사회의 전반적인 통제를 받아야 한다. 특정 계층이나 연령을 위한 방송이 아니다"며 "김제동 씨의 교체 하나만 놓고 보면 그런 평가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공정성은 그렇게 간단하게 논할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뉴스도 시청자를 위한 뉴스를 만들어 한다고 생각한다"며 "일본 NHK 메인 뉴스가 3,4년 전에 대폭 개편됐는데 그것을 보면 '아,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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