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기자 떴다-유망주 인터뷰] (1) 강태을 “조니 뎁이 내 롤모델”

[인턴기자 떴다-유망주 인터뷰] (1) 강태을 “조니 뎁이 내 롤모델”

기사승인 2010-02-16 16:42:00


[쿠키 문화] [인턴기자 떴다-유망주 인터뷰] ① 강태을 "임팩트 있는 뮤지컬 배우 되고파"

공연 무대는 설 연휴가 끝나야 본격적으로 열린다. 사실상의 시즌 오픈을 알리는 신호탄. 그러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자 하는 신인들에게 무대는 견고한 성과 같이 높기만 하다. 이를 극복하고 각 분야에서 땀으로 이룬 재능을 선보이는 신인 배우, 발레리노, 가수 3명을 인턴 기자들이 만났다. 인턴 기자들에겐 신인들의 도전 정신이 자신들에게 동기 부여가 되는 면이 없지 않았다고 한다.

선 굵은 연기로 주목받고 있는 뮤지컬 배우 강태을(30), 매력적인 바디라인의 발레리노 정영재(26), 신비로운 얼굴의 팝페라 가수 카이(29) 등을 연재한다.



① 강태을 "임팩트 있는 뮤지컬 배우 되고파"

강태을은 지난 해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남자 신인상을 받았다. 선 굵은 연기로 심사위원들을 사로 잡았다.

그는 또 윤도현과 더블캐스팅 됐던 ‘헤드윅’의 공연에 이어 최근에는 선덕여왕에서
‘비담’역을 열연해 주목을 받았다.


강태을은 신인이면서 신인이 아니다. 일본의 유명 극단 ‘사계’에서 오랜 기간 견습생을 거쳐 주요 뮤지컬 배역들을 꿰차고 연기했던 무대 위 베테랑에 가깝다. 한국에 뒤늦게 데뷔했을 뿐, 기존의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연기력면에서는 인정을 받고 있다.뮤지컬과 드라마를 오가며 바삐지내다 모처럼 휴식을 찾은 그를 만났다.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고 결심한 작품이 있나.

△제대 후 복학했는데 학교에서 뮤지컬 ‘페임’ 오디션이 있었다. 노래를 좋아해서 오디션을 봤고 그 인연으로 닉이라는 작품을 맡게 되면서 뮤지컬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연기를 하고 싶어서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건지.

△솔직히 말하면 가수가 꿈이었다. 아버지가 일단 연기를 배워보라고 하셔서 서울예전에 입학을 했다. 그 후로도 워낙 노래를 좋아해서 작은 가요제에도 여러 번 참여했다.

-일본에서 뮤지컬을 공부했다. 일본행이 두렵지 았았나.

△두려움 보다는 도전하고 싶었다. “여기서 내가 견뎌내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뭐가 무섭겠나?” 라는 생각을 했다. 게다가 교수님의 강력한 권유로 용기를 내 일본행 오디션을 봤다. 2004년에 일본에 갔다. 어떤 망설임도 없었다. 그곳에서 정신없이 연수를 받으며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뮤지컬을 하려면 열정만 앞서서는 안 된다는 것을 느꼈다.

-한국에 성공적으로 데뷔를 했다.

△자신감보다는 내가 공부한 것들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바닥부터 시작해도 좋으니 부딪쳐보자는 마음이었다. 일본에서 바닥을 경험하고 기본을 쌓아왔기 때문에 한국에서 조금씩 나를 알려도 좋다고 생각했다.

-한·일 무대의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 일본 극단에서는 약속이 가장 우선시 된다. 한국은 약속보다도 배우가 이끌어 내는 힘, 열정이 무대에서 어떻게 나오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일본은 개인의 열정이 튀면, “너의 쇼가 아니다. 여기는 모두 함께하는 약속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약속을 지켜라”라며 억제 시킨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너가 튈 수 있고 너에게 그게 맞는다면 맘껏 튀어라”라고 북돋워준다. 결국 한국과 일본의 치열함이 다른 것 같다. 무대 위에서 겨뤄야 한다는 치열함은 같지만, 일본은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치열하다면 한국은 자신과의 싸움에다가 상대와 나와의 교감을 이뤄야하는 치열함이다.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인가. 경험이 많은 건가, 선천적으로 감성이 풍부한건가.

△원래는 내성적인 아이었다. 드라마를 보며 울기도 많이 울었다. 난 감정이입이 잘 되는 사람인 것 같다. 얼마 전에 영화 아바타를 3D로 봤다. 이 영화를 같이 본 동료배우들은 ‘별로였다’와 ‘환상이다’는 반응으로 갈렸지만 나는 손에 땀을 쥐며 봤다.

-선덕여왕 직전에 헤드윅을 했는데 트랜스젠더 역할이 힘들지 않았는지

△힘든 것도 여러 가지가 있다. 하기 싫어 죽겠는 것과 힘들지만 무대 위에서 해내며 하루하루 달라지는 모습을 발견하며 겪는 어려움도 있다. 헤드윅 때는 무대위에서 성취하고 발전해가는 기대감 때문에 행복하게 힘들었다.

-뮤지컬은 체력소모가 엄청날 것 같다. 선덕여왕은 게다가 단독캐스팅이었는데

△헤드윅을 위해서 3~5㎏을 뺐는데 비담 역할을 하면서 살이 더 빠졌다. 체력소모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단독캐스트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워낙 트레이닝이 되어있고, 한 작품을 쉬지 않고 6개월에서 1년 내내 해본 훈련이 되어있어서 힘들지는 않았다.

-노래, 연기, 춤 중 가장 힘든 것은?

△연기다. 춤, 노래가 부족해도 연기가 뒷받침 되고 호흡이 잘 전달되면 다른 것들은 모두 용서가 된다. 물론 춤이나 노래가 기본이 돼 있지 않다면 좋은 연기가 나올 수가 없다. 노래나 춤에 자신이 생기면 연기에 몰두할 수 있기 때문에 연기가 자연스러워지고 잘 될 수밖에 없다.

-롤모델이 있나?

△뮤지컬 배우는 아직 없다. 연기자 중에서는 영화배우 조니 뎁을 본받고 싶다. 날카로운 연기가 좋다. 어느 순간 ‘푹 들어갔다가 툭 튀어나오기도 하는’ 테크닉이 자연스럽다.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캐릭터는 나도 한번쯤 해보고 싶다고 느꼈던 역할이다.

-아직 해보지 못한 뮤지컬 중에 도전하고 싶은 것은?

△아이다의 라다메스 역을 하고 싶다. 그렇지만 해보고 싶다고 지금 덤빌 수 있는 것이 있고 좀 더 기다렸다가 준비가 된 후에 해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라다메스 역할은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한다. 워낙 그 캐릭터를 좋아해서 일어, 영어, 한국어로 라다메스 노래를 모두 연습했다.

-이번에 선덕여왕의 비담을 연기했는데, 드라마 선덕여왕은 봤는지?

△비담 나오는 첫 등장 10분만 봤다. 개성이 강한 배역이라는 것을 알았고 다 봐버리면 그 틀에서 못 벗어 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첫 장면을 보며 그 캐릭터가 마치 조니뎁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뮤지컬 말고 더 영역을 넓히고 싶은 마음은 없나?

△아직은 없다. 아직 뮤지컬을 많이 못했다. 더 해야 되고, 그 이후 인연이 되고 기회가 된다면 TV를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영역을 넓히는 것 보다 좀 더 나를 다지는 것이다.

-무대 위 열정,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나.

△노래가 들리고 음악이 들리고 내 노래가 시작되고 내 대사를 하고 춤을 추고, 그 자체가 좋다. 무대위에서 살아있음을 느낀다. 배역은 또 하나의 창조물이다. 영혼까지 바꿀 수는 없지만 그것이 진실이라고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에 좋다.

-강태을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강태을은 빨간색이다. 평범하길 거부하고 함부로 다른 색과 어울리지 않고, 매치를 잘하지 않는 이상은 오히려 안하느니만 못한. 빨간색은 섬세하지 않으면 건드릴 수 없고 잘 모르면 잘 활용할 수 없다.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임펙트가 있는 배우가 바로 나 강태을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인턴 이상미 기자 32gosu@naver.com

(인턴제휴 아나운서 아카데미 '아나레슨'http://www.analesson.com/ )

고세욱 기자
32gosu@naver.com
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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