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황달의 원인 혈중 ‘빌리루빈’의 증가다.
빌리루빈은 수명을 다한 적혈구가 깨지면서 나오는 물질로 생성 후 간으로 이동해 간 효소에 의해 처리된 후 대변을 통해 체내에서 없어지는 과정을 거친다.
이때 비정상적으로 너무 많은 적혈구가 깨졌거나 간 기능이 덜 성숙한 경우, 대변을 원활하게 보지 못하는 경우에 체내에 빌리루빈이 쌓여 황달이 발생한다.
▲ 생리적 황달 = 출생 후 2~3일경에 아기의 눈동자와 얼굴이 노랗게 보이다가 생후 5~7일경에 서서히 없어지는 생리적 황달은 정도 차이는 있으나 건강한 만삭아의 60%, 미숙아의 80%가 경험하게 된다. 이는 신생아의 적혈구는 성인 적혈구에 비해 연약해서 잘 깨지고 간이 미성숙해 빌리루빈의 처리과정이 지연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아무런 치료 없이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없어지는 정상소견이라고 볼 수 있다.
▲ 병적 황달 = 병적 황달은 정상적으로 관찰되는 생리적 황달 이외의 모든 황달을 일컫는 말로 황달의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하는 경우를 말한다. 생후 24~36시간 이내에 발생하거나 혈청 빌리루빈의 증가 속도가 5mg/dL/일을 초과하는 경우, 혈청빌리루빈이 만삭아에서 12mg/dL, 미숙아에서 10~14mg/dL 이상인 경우, 황달이 10~14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 직접 빌리루빈이 2mg/dL 이상인 경우에는 반드시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그리고 발열, 설사, 구토, 수유 부전 등 다른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도 병적 황달에 해당된다. 원인은 용혈성 질환, 감염, 유전적 요소, 담도질환, 약물 등이 해당되며, 병적 황달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즉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하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 모유 황달 = 모유 수유하는 만삭아가 생후 4~7일째부터 나타나는 모유 황달은 생리적 황달보다 약간 늦게 나타나며 오래 지속되어 2~3주째 최고치에 달하게 된다. 이후 계속 모유 수유를 하여도 빌리루빈 수치는 서서히 감소하여 3~10주 동안 낮은 농도로 지속된다. 초기에 나타나는 모유 황달은 조기 모유 황달이라고 하며 이는 모유를 적게 먹여 생기는 것으로 모유를 더 많이, 더 자주 먹이는 것이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유 황달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모유에 함유된 글루큐로니다제(glucuronidase)에 의한 장관 순환의 증가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때는 1~2일간 수유를 중단하고 분유를 먹이면 혈청 빌리루빈이 급격히 감소하며, 이후 모유 수유를 재개하여도 황달은 거의 재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급격하게 오른 황달 수치 뇌손상 입혀… 난청·뇌성마비의 원인
황달은 수치가 높아질수록 머리에서 발끝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즉, 처음에는 아기의 눈동자만 노랗다가 수치가 올라가면 얼굴, 목, 가슴, 배, 허벅지, 다리, 손발바닥 순으로 노랗게 보이게 된다.
황달이 있는지의 여부는 낮에 자연광이나 형광등 아래서 옷을 벗기고 손가락으로 피부를 살짝 눌렀다가 떼었을 때 누른 피부가 노랗게 보이면 황달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비교를 위해 먼저 얼굴을 눌러보고 제일 나중에 발바닥을 눌러보면 황달 여부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그러나 동양 아이들의 경우 눈으로 구별이 어렵기도 하다.
김승연 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황달이 많은 아기에게서 발생하고 대부분 저절로 좋아지기 때문에 황달이 생긴다 하더라도 안심하는 경우가 있는데 간혹 수치가 너무 높으면 아기에게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김 교수는 “혈중에서 고도로 높아진 빌리루빈이 뇌 안에 침착할 경우 뇌 조직을 파괴하고 후유증으로 청신경 경로를 망가뜨릴 수 있다”며 “이 같은 핵황달은 난청이나 귀머거리, 심한 경우 뇌성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인자”라고 말했다.
◇ 특수 파장의 빛을 쏘아 황달 치료
황달의 치료는 광선치료가 주종을 이루는데, 이는 아기 옷을 모두 벗기고 눈을 가린 후 특수 파장의 빛을 몸에 쪼이는 방법이다. 가끔 지나치게 수치가 높아져 합병증이 우려될 때는 아기의 혈액을 빌리루빈이 낮은 혈액으로 바꿔주는 교환수혈을 하기도 하는데 부작용이 따를 수 있어 꼭 필요한 경우에 실시한다.
신생아는 신생아실에서 퇴원한 후 황달이 시작되거나 치료를 받고 퇴원했더라도 다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꾸준한 관찰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특히 미숙아는 혈중 빌리루빈이 더 낮은 상태에서도 신경 독성을 나타낼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하며 만약 황달이 심해지는 것이 눈에 보이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