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조규봉 기자] 수입 비타민C로 본 소비자단체의 한계

[현장에서/ 조규봉 기자] 수입 비타민C로 본 소비자단체의 한계

기사승인 2013-11-26 14:51:00

그간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부터 연구용역을 받아 진행되는 소비자단체의 각종 조사가 연구용역비만 타내기 위해 이미 나온 자료를 재탕, 삼탕 해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꽤 괜찮은 조사 자료를 내놓아 눈길을 끈다.

대한주부클럽연합회의 수입 비타민C 가격 비교 결과다. 물론 여느 소비자단체가 그렇듯 이번 조사도 가격조사만의 한계를 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연구용역비에 눈이 멀어 이미 나온 내용을 재탕해서 논란만 일으킨 타 소비자단체와는 다소 차이를 나타냈다.

이미 나온 내용을 재탕 삼탕하기보다는 수입비타민의 가격 거품에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던 소비자들의 가려운 부분을 속 시원하게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해소시켰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그동안 소비자단체가 마치 권력처럼 소비재의 문제점을 꼬집었지만, 숱하게 반복된 내용들로 소비자들의 반향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그저 업체 흠집 내기에 지나지 않았다는 평가 일색이다.

때문에 ‘사이비 소비자단체’가 되지 않기 위해선 조사 내용이 객관적이면서 정확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이번 대한주부클럽연합회의 조사에도 약간의 아쉬움은 남는다.

이 단체는 수입 비타민C 국내 소비자 가격이 생산국 현지 매장 판매가격보다 오프라인 매장은 평균 3.5배, 온라인 쇼핑몰은 평균 2.9배 높았다면서 높은 이유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가격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취재해본 결과 ▲관세 ▲해상운송비용 ▲통관 정밀검사 비용 ▲FDA 기준에서 KFDA(식약처)의 기준에 맞게 다시 제품을 제조해야 하는 비용 ▲라벨제조 비용 등 때문에 수입산과 국산의 비용차이가 생긴다는 업체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이런 이유는 쏙 빼고 단지 유통채널별로 가격차이가 심하니 소비자들은 잘 알아서 해라는 정도의 권고는 ‘왜 비쌀까’라는 소비자들의 의구심을 떨치기에 설명이 한참 부족해 보인다. 업체들 입장에서도 충분한 설명과 이유가 곁들여졌다면 인정하고 개선책을 모색하겠지만, 무조건 문제가 있다는 식의 내용은 결국 대안 없이 논란만 키울 수 있다.

기존 소비자단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소비자단체의 역할론이 새삼 강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 ckb@kmib.co.kr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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