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비만녀' 출연 결심한 그녀 알고 보니…

케이블TV '비만녀' 출연 결심한 그녀 알고 보니…

기사승인 2013-12-04 14:03:00

[쿠키 건강] 비만 때문에 대인기피증과 조울증을 앓았던 20대 여성 신모(24)씨는 지난해 1월 동갑이었던 이종사촌이 한 케이블TV 프로그램에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하면서 ‘비만녀’로 출연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몸무게는 131㎏이었다. 1년 후 얼마나 체중 감량을 했는지 보기 위해 지난 1월 다시 TV에 등장한 신씨는 45kg을 감량해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그 후 신씨는 첫 출연 후 1년 9개월간 4차례 방송에 출연했고, 최근 몸무게는 56kg까지 줄어들었다. 처음 TV 화면에 나왔을 때와 비교하면 무려 75kg을 줄인 것이다. 하지만 신씨는 지난 9월 화장실에서 구토를 하다 갑자기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1차 검안에서 신씨의 사망 원인은 ‘저칼륨 혈증으로 인한 뇌성혼수’로 추정됐다. 체중 감량이 지나칠 때 혈중 칼륨 농도가 낮아지고 구토 등의 증세로 심하면 쇼크사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신씨처럼 비만 여성은 대인기피증과 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비만이 정신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워싱턴대학 캐롤린 맥카티 교수팀은 늘 우울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은 술에 의존하기 쉽고, 이는 또 다른 스트레스를 유발해 과음·과식으로 이어져 우울증, 비만, 알코올 중독까지 한꺼번에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런 증상은 주로 여성에게서 연쇄적으로 나타나는데, 여성은 남성에 비해 자신의 뚱뚱한 이미지에 자책감이 심해 우울한 기분을 더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고 무작정 다이어트 약을 복용해서도 안된다. 식욕억제제와 지방흡수억제제 등을 장기간 복용하면 혈관 노화를 촉진하고 심장 판막에 염증을 일으켜 심부전증, 폐동맥고혈압 등 치명적인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MPL 주사로 특허를 받은 상상의원 비만클리닉 정수봉 원장은 “현대인들은 몸매와 관련된 관심과 살을 빼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심한 상황”이라며 “비만인들한테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을 열심히 하라는 것 역시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므로, 살빼기에 대한 스트레스도 줄이고 체중 감량 효과도 있는 방법을 찾아 시도해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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