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연말연시 회식자리가 많다. 그 중 노래방은 직장인들 찾은 단골 놀이터다. 하지만 누구나 노래를 잘 부르고 잘 노는 것은 아닐 터, '음치'인 사람에게 마이크를 잡는 일은 고역일 수 있다.
김형태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원장은 “음치는 힘을 많이 주는 등의 잘못된 발성습관이나 올바른 발성 방법을 알지 못해 고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음치, 성대질환보다는 발성법이 문제
노래를 부를 때 우리의 몸은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우선 부르고자 하는 원곡의 소리를 듣게 되고 소리가 뇌에 저장된다. 노래를 불러야 할 때 뇌는 발성기관에 명령을 내려 저장되어 있는 원곡의 소리를 재현하도록 한다. 발성기관이 낸 소리는 다시 귀를 통해 뇌에 전달되고 원곡과의 정확도가 판별된다.
음치의 대다수는 소리를 듣고 뇌에 저장하는 과정보다 그것을 발성기관으로 재현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겪게 된다. 또 다른 이유로는 근긴장성발성장애나 연축성발성장애와 같은 기능성발성장애로 인한 잘못된 발성습관을 오래 사용해 뇌가 잘못된 패턴을 만들어 내는 경우 등이다.
올바른 발성이란 올바른 호흡을 통해서 한 쌍의 부드러운 점막과 근육으로 된 성대가 균일한 진동을 하면서 인두강과 구강에서 울림이 좋은 소리를 내는 것을 말한다. 잘못된 발성을 하는 음치들은 혀와 목, 턱밑 근육에 과도하게 힘을 주기 때문에 노래를 부를 때 성대가 리듬을 타지 못하고 음이탈이나 고음불가 등이 나타난다. 혀 뒤를 누르거나 턱 밑에 힘을 줘 성대를 긴장시키기 때문에 성대의 자유로운 진동이 방해 받아 좋은 소리가 나오기 어렵다. 오히려 목을 조임으로써 공명감이 좋지 못하고 가사 전달력도 떨어진다. 흔히 '생목'으로 노래한다는 표현이 바로 이 같은 상황을 말한다.
◇음치를 교정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발성요소 신경 써야
음치교정의 핵심은 먼저 오랜 시간 많이 듣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발성장애를 일으키는 원인 질환을 제거하고 후두 내 근육을 이용해 편안하게 노래하도록 발성치료를 병행하는 것이다. 특히 후두 내 근육의 훈련과정으로 성대진동, 공명, 발음 등 3가지의 발성요소를 모두 증진시키면서 맑고 조화로운 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호흡이나 자세 등의 교정도 수행해야 한다. 노래를 할 때 공기를 효율적으로 조절하기 위해 올바른 복식호흡을 익혀야 한다. 턱을 살짝 들고 가슴과 허리를 펴서 척추를 곧게 일직선으로 펴준다는 느낌이 들도록 전체적으로 상체를 이완시키는 것이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는 기본 자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음역대의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고음의 노래를 무리하게 시도하면 주변 사람의 괴로움뿐만 아니라 성대 손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김형태 원장은 "자신이 음치라고 판단되면 무작정 피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음성전문병원에서 원인적인 부분을 확인하는 것이 좋으며, 교정 가능한 부분의 음성치료나 발성재활프로그램과 같은 발성 관련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며, "발성 검사를 통해 현 상태를 진단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을 교정한다면 음치도 충분히 원하는 노래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TIP] 송년회 무대 오르기 전, 성대 긴장 푸는 법
▲무대에 오르기 전 술, 커피, 담배, 감기약 등은 잠시 참는 것이 좋다. 술, 카페인 등은 이뇨작용을 활성화시켜 체내 수분 배출을 종용하며, 콧물과 재채기를 멈춰주는 감기약의 항히스타민 성분은 성대를 건조하게 만들어 좋은 소리를 방해할 수 있다. ▲성대 긴장을 풀어 주기 위해 턱을 열고 입안에 공기를 가득 물고서 공을 하나 물고 있다고 생각하고 입술에서만 소리가 울리게 길게 호흡을 빼준다. 이때 소리를 목에서 낸다고 생각하지 말고 입 주위 또는 치아에서 울린다고 생각하면 쉽게 따라할 수 있다. 반복해서 연습하면 성대 마사지 효과가 있어 단시간에 긴장을 완화하는데 효과적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