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건강] 아토피피부염 환자인 자동차 영업사원 H씨(남·32)는 평상시 증상이 심하지 않아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과음과 흡연이 늘면서 살이 접히는 목과 발목 등에 좁쌀을 뿌려놓은 듯 염증이 부풀어 올랐고 극심한 가려움증이 되살아났다. 가려움증이 참지 못할 정도로 심해지자 H씨는 한의원을 찾았다. 피부과에서 장기간 치료를 받아보았지만,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졌다 반복됐고,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환부에 장기간 바르는 것도 께름칙했기 때문이다. 한의사는 H씨처럼 아토피피부염이 오래 지속된 경우 피부 그 자체의 문제보다 인체 내부 기능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의사는 간단한 진찰을 통해 잘 낫지 않는 H씨의 아토피피부염의 원인을 ‘장누수증후군(새는장증후군, leaky gut syndrome)’으로 진단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시작할 것을 권유했다.
장누수증후군은 아토피, 알레르기, 류머티즘, 염증질환 등 각종 면역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제2의 대사증후군으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만성질환을 유발해 그 원인과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질환 중 하나다.
이 질환은 20여 가지의 만성질환을 앓다가 사망한 환자의 소장 점막에서 우연히 수많은 미세 구멍이 관찰됐고, 이것이 소장 상피세포 연결부인 밀착결합(tight junction) 부위라는 것이 확인되면서 알려지게 됐다.
의학계에서는 장벽을 자극해 미세 구멍을 만드는 칸디다, 술·카페인음료, 변비, 항생제·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스트레스, 지방산 등의 결핍 등을 주원인으로 꼽고 있다.
따라서 장누수증후군 치료의 핵심은 장 점막을 회복해 장 누수를 차단하는 것이다. 식생활 관리를 잘 하고, 스트레스를 가급적 피하며, 의약품을 남용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하늘마음한의원 부산점 김태욱 원장은 “장누수증후군을 치료하려면 정상 세균총을 회복하는 동시에 장 벽 염증을 없애줄 수 있도록 세포의 회복력을 높여주는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하늘마음한의원은 장누수증후군 치료를 위해 ‘심부온열주열치료’, 체질 생식, 체질 맞춤 한약 등 다양한 요법을 적용하고 있다.
김 원장은 “아토피는 그 원인을 피부 자체에서 찾기보다는 인체 내부의 이상임을 알아차리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인체 내부의 이상은 장누수증후군일 가능성이 높으며, 따라서 장누수증후군을 치료해야만 만성 피부질환도 고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