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3인방 장·단점…예술성의 김연아, 체력 좋은 리프니츠카야, 기술 탁월한 아사다 마오

피겨 3인방 장·단점…예술성의 김연아, 체력 좋은 리프니츠카야, 기술 탁월한 아사다 마오

기사승인 2014-02-14 10:38:00
[쿠키 스포츠] 21, 22일(한국시간) 열리는 소치올림픽 피겨 여자싱글은 원래 밴쿠버올림픽에 이어 2연패를 노리는 김연아와 당시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이번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를 휩쓴 아사다 마오의 맞대결로 예상됐다. 주니어 시절부터 라이벌 관계를 이어온 두 선수 모두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할 예정이기 때문에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유럽선수권대회에서 209.72점으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소치올림픽 피겨 단체전에서 214.41점으로 러시아 우승을 견인한 율리아 리프니츠카야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김연아에게 아사다보다 한층 강력한 라이벌이라는 평가를 들으며 전세계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정확한 점프와 높은 예술성 갖춘 김연아

해외 언론이나 피겨 전문가들이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은 점프 등 각종 요소의 완성도와 예술성 때문이다. 과거 아사다 마오의 코치였던 러시아 피겨의 대모 타티아나 타라소바를 비롯해 피겨 전문가들은 “김연아가 평소대로만 하면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현행 피겨 채점제는 쇼트프로그램(2분50초)과 프리스케이팅(4분10초) 모두 기술점수(TES)와 구성점수(PCS)를 더한 뒤 감점을 빼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기술점수는 점프나 스핀, 스텝 등 선수가 적어낸 기술 요소들의 수행도와 완성도를 평가하는데, 김연아는 수행도와 완성도가 높아 원래 기초점수에 가산점을 받아 기술점수가 올라간다.

그리고 기술, 동작 연결, 연기, 안무, 곡 해석 등 5가지 요소로 이뤄진 구성점수는 예술성 높은 퍼포먼스를 펼치는 김연아가 다른 선수보다 훨씬 높게 받는 부분이다. 각각의 요소는 10점 만점이며 기술점수와 5대 5 비율을 맞추기 위해 쇼트에선 0.8을 곱하고 프리에선 1.6을 곱하는데, 김연아는 각 요소당 평균 9점대를 맞는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선 10점이 나오기도 했다.


올 시즌 안정적인 프로그램으로 승부

사실 김연아의 이번 시즌 프로그램은 4년전 밴쿠버올림픽보다 약간 쉬워졌다고 할 수 있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컴비네이션 점프로 시작하는 요소들은 크게 변하지 않은 가운데 레이백스핀이나 시퀀스의 레벨이 다소 낮아졌다. 예를 들어 허리 부상의 위험 때문에 다리를 뒤쪽으로 올려 머리 위에서 손으로 잡는 비엘만 스핀을 빼면서 레이백스핀의 레벨이 낮아졌다. 이 때문에 이번 시즌 쇼트와 프리의 기초점수는 밴쿠버올림픽 때의 34.90과 60.90에서 32.03과 58.09로 내려갔다.

김연아의 기초점수는 리프니츠카야나 아사다는 물론 그레이시 골드(미국),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 등 다른 신예보다도 낮다. 하지만 김연아는 점프의 회전수나 정확한 에지 사용 등과 관련해 정석대로 하기 때문에 가산점이 많이 붙는다. 그래서 기초점수가 높아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바람에 점수가 오히려 깎이거나 가산점이 조금 붙는 다른 선수들의 기술점수를 웃돌게 된다.

게다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직후 ESPN이 “다른 여자 선수들은 음악을 느끼는 척 하지만 김연아는 음악과 하나가 돼 안무를 소화한다”고 평가한 것처럼 김연아의 표현력과 예술성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기술, 동작 연결, 연기, 안무, 곡 해석 등 5가지 요소를 각각 10점 만점으로 평가하는 구성점수는 기술점수와 5대 5 비율을 맞추기 위해 쇼트에선 0.8을 다시 곱하고, 프리는 1.6을 곱한다. 김연아는 평균적으로 9점대를 받으며,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선 10점 만점을 받기도 했다.

대단한 스핀과 논란 있는 점프 구사하는 리프니츠카야

리프니츠카야는 소치올림픽 단체전에서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매력은 스핀에서 보여주는 탁월한 스피드. 어린 시절 체조를 한 덕에 놀라운 유연성을 가진 리프니츠카야는 무서운 속도로 회전하며 가산점을 마구 챙긴다. 그리고 체력이 좋은 그는 점프를 후반에 배치해서 역시 가산점을 챙긴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후반에 가면 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점프를 앞에 배치하는데, 국제빙상연맹은 이를 막기 위해 경기 시작 2분 이후에 하면 10% 가산점을 주도록 했다.

다만 그의 점프는 논란의 대상이다. 그는 김연아와 마찬가지로 3회전 연속 점프 가운데 가장 배점이 큰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컴비네이션 점프를 비롯해 다양한 점프를 뛴다. 특히 김연아처럼 점프할 때 스케이팅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아웃엣지로 뛰어야 하는 트리플 러츠 점프와 인엣지로 뛰어야 하는 트리플 플립 점프에서 고질적인 롱에지(잘못된 스케이트날 사용) 문제를 안고 있다. 이번 소치올림픽 단체전에서 쇼트와 프리 둘다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롱에지 판정을 받은 것을 제외하면 모든 점프에서 가산점을 받았지만 홈 어드밴티지를 업은 너그러운 판정이라는 지적이 많다.

프리에 트리플 점프를 8회 넣은 아사다

아사다는 현재 여자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트리플 악셀(3회전반) 점프를 뛴다. 밴쿠버올림픽 때는 쇼트에 1번, 프리에 2번 넣어 성공시키기도 했지만 이후 난조를 보이며 오랫동안 뛰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연아가 압도적인 점수차로 우승한 뒤 격차를 줄이기 위해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에 넣었다.

문제는 아사다의 트리플 악셀 성공률이 극히 낮다는 것이다. 올 시즌에도 국제 대회에서 깨끗하게 뛴 적은 한 번도 없다. 넘어지지 않으면 회전수 부족과 두 발 착지로 감점을 당했다. 최근 소치올림픽 단체전에서도 또다시 넘어지고 말았다. 아사다의 경우 다른 선수와 비교해 매우 높은 기초점수를 적어내지만 트리플 악셀 점프 외에도 다른 점프 등에서도 수행도와 완성도가 낮아 가산점을 받지 못하는 편이다. 지금까지 아사다가 쇼트나 프리에서 프로그램을 클린한 것을 거의 본 적이 없을 정도다.

결국 아사다는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프리의 경우 원래 2번 넣으려던 트리플 악셀 점프를 1번으로 줄였다. 대신 트리플 악셀 점프를 포함해 트리플 점프 6종류를 8번 시도할 예정이다. 김연아나 리프니츠카야의 경우 프리에서 트리플 점프가 6번 들어가 있는 것과 비교해 기초점이 매우 올라가게 된다. 김연아보다 무려 10점 이상 높다. 그러나 3회전 연속 점프조차 제대로 뛰지 못하는 아사다에게 트리플 점프 8번은 무리수로 보인다.

다만 아사다가 올 시즌 표현력을 평가하는 구성점수가 높아진 것은 고무적이다. 이 때문에 일본 언론은 ‘기술의 마오’가 ‘표현의 마오’가 됐다고 설레발을 떨지만 김연아에게 대적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소치=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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