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건강] 난치성 질환일수록 민간요법이나 떠도는 속설 등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에 더 솔깃하게 되는 게 사실이다. 일명 ‘인터넷속 의사’로 불리는 네티즌들이 이런 난치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과 그 가족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그에 따른 문제가 심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부산에 사는 30대 여성이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던 8세 딸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본인도 자살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녀는 유서에서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과다 사용해 딸이 쿠싱증후군에 걸렸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스테로이드제는 아토피 치료에 반드시 필요한 약물이며, 스테로이드 주사제나 알약 투여로 쿠싱증후군이 유발되긴 해도 스테로이드제 연고로는 생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결국 부산 모녀 사망 사건의 원인은 인터넷에서 떠도는 잘못된 의학 정보에 따른 것.
실제로 서울의료원 아토피연구실이 지난 2011년에 시행한 ‘보완 대체요법 실태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 환자 7000명을 대상으로 실제 어떻게 치료를 받는지 조사해보니 순순하게 병원만 다니는 환자가 30% 이하이며, 그 외 환자들은 보완 대체요법을 병행해 치료했다. 특히 가려움증을 동반한 수면 장애를 겪고 있거나, 넉넉한 집안일수록 보완 대체요법을 많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토피피부염의 원인은 꼭 집어 말할 수는 없다.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인체 면역력 저하 때문이라는 게 서양의학계와 한의학계의 일치된 견해다. 아토피피부염을 유발하는 요인들이 작용해 인체 면역력이 저하되고, 그 틈에 아토피피부염이 유발된다는 얘기다.
하늘마음한의원 청주점 김린애 원장은 “외부 독소물질이 인체로 유입되고 그에 따라 면역력 교란이 일어날 때 아토피피부염이 발병한다”며 “외부 감염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부 면역 체계의 이상에서 생기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면역 체계의 이상은 ‘장누수증후군(새는장증후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장누수증후군은 장 내에 유해 독소물질이 유입되면서 유익 세균 수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장 내 정상 세균총의 균형이 깨짐으로써 독소물질이 장 점막에 염증을 일으켜 유해 독소물질이 장 속으로 쉽게 유입되는 증상을 말한다.
김 원장은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잘못된 의학 정보를 너무 맹신하다가 결국은 시간과 돈을 낭비한 후 병원을 찾는 점이 가장 안타깝다”며 “아토피피부염은 면역 기능의 이상으로 인해 발병하는 질환이므로 면역 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하는 원인 해소 치료를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