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는 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대 1(22-25 25-23 25-17 25-20)로 꺾고,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삼성화재의 레오는 무려 49점을 기록하며 우승의 주역이 됐다. 박철우도 12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그리고 주장 고희진은 승부처에서 귀중한 블로킹 4개로 우승을 도왔다.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29점)와 문성민(18점)이 47점을 합작했지만 우승을 내주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로써 삼성화재는 2011~2012시즌부터 3시즌 연속 정규리그 정상에 오르며 V리그 통산 6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일궜다. 3시즌 연속 통합 우승의 첫걸음도 뗐다. 반면 2008~2009시즌 이후 5년 만에 통산 4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노렸던 현대캐피탈은 안방에서 삼성화재에 무릎을 꿇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삼성화재는 승점 62점으로 현대캐피탈(61점)에 겨우 한 점 차로 선두를 지키고 있었다. 만약 현대캐피탈에게 패배하면 정규리그 우승의 향방을 알 수 없었지만 삼성화재는 1위를 뺏기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가 대활약을 펼친 덕에 1세트를 먼저 가져왔지만 2세트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아가메즈의 범실이 나오면서 승부의 추는 3세트부터 완전히 삼성화재로 기울어졌다.
이로써 프로배구 통산 7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컵을 들어 올린 삼성화재는 8번째이자 7연패 가능성도 높였다. 삼성화재가 정규리그 정상에 서고도 챔프전에서 고배를 마신 것은 통산 5차례 중 2006-2007시즌 한 차례뿐이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을 앞두고 리베로 여오현이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하고, 레프트 석진욱이 은퇴하는 등 전력 누수가 컸지만 특유의 ‘시스템 배구’로 약점을 최소화하고 다시 한 번 정상에 섰다. 비록 명가를 지탱하는 수비력은 예전보다 불안했지만 ‘쿠바 특급’ 레오와 세터 유광우의 완벽한 궁합에서 나오는 공격력으로 메웠다. 레오는 올 시즌 팀 공격 중 무려 62.1%를 책임졌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김호철 감독에게 다시 지휘봉을 맡기고 여오현을 영입하는 등 전력 보강에 힘을 썼지만 삼성화재의 두터운 벽을 넘지 못했다. 정규리그 2위가 확정된 현대캐피탈은 포스트시즌에서 ‘뒤집기’를 노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